방위사업청이 발주한 잠수함의 독일제 부품에 결함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건조를 수행한 현대중공업에게 최종적으로 58억원의 배상책임이 인정됐다./사진=뉴스1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잠수함의 독일제 부품 결함과 관련해 배를 만든 현대중공업에게 최종적으로 58억원의 배상책임이 인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1일 국가가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피고는 58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국방부는 2000년 1조2700억원을 투자해 2009년까지 214급(1800톤급) 잠수함 3척을 건조하는 '장보고-Ⅱ(KSS-Ⅱ)' 1차 사업을 시행했다. 이후 2차 사업에서 추가로 6척을 확보하면서 지난해까지 총 9척의 214급 잠수함을 도입했다.

국방부 조달본부(현 방위사업청)는 2000년 독일 선박 건조기업인 하데베(2001년 티센크루프에 합병)의 214급 잠수함을 차기잠수함으로 선택했고 현대중공업과 손을 잡았다. 이후 현대중공업과 티센크루프가 잠수함 3척 건조를 위한 부품 납품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됐다.


현대중공업은 티센크루프로부터 원자재를 공급받아 건조한 잠수함 1번함인 '손원일함'을 2007년 12월 해군에 인도했다. 그러나 해군 측은 2011년 방사청에 손원일함의 추진전동기에 이상 소음이 발생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문제가 된 추진전동기는 티센크루프의 하도급업체인 독일 기업 지멘스가 제조한 부품이었다. 지멘스와 대한민국 조사팀이 참여한 진상 조사 결과 추진전동기의 고장 원인은 제조공정 과정에서 부품이 파손된 탓으로 드러났다.

이에 방사청은 2013년 12월 현대중공업에 추진전동기 손상에 따른 수리비용 등 200억원을 납부하라고 고지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듬해 현대중공업과 티센크루프를 상대로 공동으로 200억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대법 “추진전동기 결함으로 손해배상”


1심은 "현대중공업은 결함 있는 추진전동기가 장착된 잠수함을 건조해 납품했으므로 건조계약상 성능이 보장된 잠수함을 납품해야 할 채무내용을 이행하지 못했다"며 "민법상 이행보조자(티센크루프)의 고의·과실을 채무자(현대중공업)의 고의·과실로 본다고 규정하는 만큼 현대중공업은 추진전동기 결함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1심은 다만 "현대중공업은 지멘스 등 티센크루프의 하도급업체들이 제조한 원자재가 아닌 다른 제품을 사용할 선택권이 배제됐고 지멘스의 과실로 결함이 발생하는 것을 통제할 수도 없었다"며 현대중공업의 책임을 30%로 제한, 58억여원을 배상을 결정했다.


티센크루프에 대해서는 "당사자 간 계약과 관련해 발생하는 모든 분쟁을 국제상업회의소(ICC)의 중재규칙에 의해 해결하기로 약정했으므로 이번 소송은 중재합의에 위반해 제기돼 부적법하다"는 티센크루프 측 주장을 받아들여 각하했다. 국가와 현대중공업은 쌍방 항소했으나 2심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도 “티센크루프는 피고의 이행보조자에 해당하고 피고는 티센크루프가 지멘스를 복이행보조자로 사용하는 것을 승낙했거나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본다"며 "복이행보조자인 지멘스의 고의·과실은 피고의 고의·과실로 인정돼 피고는 원고에 대해 추진전동기의 결함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