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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하반기 금융정책 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어 "금융실명법은 지난 1993년 법 제정 이후 약 30년간 금융거래의 시작점을 규율하는 기본법으로 자리잡아 왔다"면서 "본인확인 방식이 대면으로 전제하고 있어 개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제도 개선을 시사했다.
이어 "건전한 금융거래 질서 확립이라는 금융실명법의 정신을 견지하며 최근 기술발전과 편리한 거래에 대한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3분기 중 금융분야 인증·신원확인 혁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면이 아닌 비대면 방식의 본인확인 규율체계를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27년 묵은 금융실명제, 너무 낡았다
1993년 8월 김영삼 대통령 집권 당시 긴급명령으로 시행된 금융실명제는 금융거래 시 가명이나 남의 이름이 아니라 자기 이름으로만 쓰도록 한 제도다.2014년 12월1일부터는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리는 차명 거래도 일절 금지함으로써 금융실명제가 한층 강화됐다. 하지만 진화하는 디지털금융시대에 뒤처진 제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금융실명제가 뒤처진 제도라고 지적받는 것은 '금융실명법 제3조' 때문이다.
3조에 규정된 비대면 실명 확인 방식은 5가지로 ▲실명확인증표 사본 ▲영상통화 ▲위탁기관을 통한 실명확인증표 확인 ▲기존 계좌와의 거래 ▲기타 새로운 방식 등이다. 비대면 실명 확인 시 이 5가지 방식이 아닌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예컨대 금융권에서 '안면인식 기술'이 활성화됐지만 금융계좌 개설 시에는 활용이 불가능하다. 고객의 얼굴로 신원을 파악할 수 있지만 비대면 실명 확인 방법에 영상통화는 있지만 '안면인식 기술'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금융거래의 비밀 보장'을 규정한 금융실명법 제4조도 혁신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이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감지해 해당 금융회사에 통보하는 것 또한 금융실명법 위반이다.
어떻게 바뀔까
금융위는 우선 안면인식 기술, 블록체인에 적용할 수 있는 신원 확인기술 등에 특례를 줬다. 금융실명법상 안면인식·블록체인 기술 등은 비대면 실명 확인 방식에서 제외돼 있어 기술 발전 속도에 뒤처진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지난달 28일 금융위가 발표한 신규 혁신금융서비스 4건 가운데 3건은 금융실명법에 대한 특례다. 특례 3건은 DGB대구은행이 내년 5월 내놓을 '비대면 실명 확인 서비스'와 SK텔레콤이 내년 6월 선보일 '비대면 실명 확인 간소화 서비스', 또 저축은행중앙회가 오는 12월 선보일 '신원 증명 간소화 서비스'다.
대부분 안면인식·블록체인 기술들을 활용하는 서비스에 대한 특례다. 앞으로 논의될 금융실명제 개선 방안에도 이 기술들이 중심에 돼 규제완화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는 오는 3분기에 금융실명제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본격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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