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한 측의 특사 파견 요청에 대해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고 이희호 여사를 애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낸 조화와 조전 전달을 위해 지난 12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는 모습. /사진=뉴스1

북한이 남한 측의 특사 파견 요청에 대해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7일 "우리의 초강력 대적 보복 공세에 당황망조한 남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 특사를 보내고자 한다고 (지난 15일) 간청해왔다"고 보도했다.

이어 "특사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 한다고 하면서 방문 시기는 가장 빠른 일자로 하며 우리 측이 희망하는 일자를 존중할 것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은 김 제1부부장이 '다음 단계 행동'으로 대남 군사 행동을 예고한 담화 발표 이틀 후이면서 북한이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 바로 전날이다.

당시 김 제1부부장은 "우리는 곧 다음 단계의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다음 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또 "머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연락사무소 폭파를 예고했다.


이에 정부는 북측이 연락사무소 폭파를 위해 장비를 옮기는 등의 동향을 감지하고 다급히 특사 파견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이와 관련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이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입장을 알렸다"고 전했다.


북한이 특사 파견 제안을 거절한 시점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를 대외적으로 공개한 것은 남북관계를 단절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제1부부장은 이에 대해 "남조선 당국은 특사 파견과 같은 비현실적인 제안을 집어 들고 뭔가 노력하고 있다는 시늉만 하지 말고 올바른 실천으로 보상하라"며 "험악하게 번지고 있는 지금의 정세도 분간하지 못하고 타는 불에 기름 끼얹는 격으로 우리를 계속 자극하는 어리석은 자들의 언동을 엄격히 통제 관리하면서 자중하는 것이 유익할 것"이라는 경고를 남겼다.


통신도 "우리가 전례 없는 국가비상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공화국 경내에 대한 그 어떤 출입도 허용하지 않는 상태임을 뻔히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미련으로 되거나 말거나 공염불하면서 특사를 보내겠다는 남측의 불경스러운 태도를 엄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측이 현 상황을 어느 정도로 인식하고 있고 그 후과를 어떤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가는 대충 짐작이 되지만 이렇듯 참망한 판단과 저돌적인 제안을 해온 데 대해 우리는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