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참석자들은 참을 만큼 참았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추경과 원구성 마무리 등 국회 정상화를 위한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날 고위전략회의에는 이해찬 당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김영진 총괄 원내수석부대표,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 등 지도부 핵심인사들이 참석했다.
특히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일주일가량 지방 칩거를 이어오면서 마냥 기다릴 순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5일 민주당이 범여 야당과 함께 법사위를 포함한 6개 상임위원장에 자당 의원을 선출하자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한 뒤 칩거에 들어갔다. 강 수석대변인은 "어제는 통합당이 국회에 복귀할 것처럼 말했는데 오늘은 언제 올지 모른다고 한 것으로 안다"며 "의원마다, 사람마다 메시지가 다른데 어떻게 협상을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통합당이 끝까지 원구성 협상에 불참할 경우에 대비해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이다. 이 중엔 공석인 12개 상임위원장을 전부 민주당 몫으로 선출, 3차 추경을 처리한 뒤 통합당 몫 상임위에서 사임하는 이른바 '원포인트 원구성'이 포함됐다.
또 통합당 몫인 예산결산특위에 한해 민주당 위원장을 선출해 3차 추경안을 처리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추경 처리를 위해 위원장 선출이 필수적인 상임위가 법사위·예결위·기획재정위 3곳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전 상임위별 심사가 불가능해 정부안을 대부분 유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통합당은 여당의 법사위원장 양보가 아니라면 협상이 불가하다는 입장에 못을 박은 상태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내내 '18개 상임위원장 전석을 가져가라'는 주 원내대표 의사의 진의 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통합당의 전 상임위원장 몫을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추후 협상에 대비한 엄포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10여분간 김영진 원내수석을 만난 직후 기자들에게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라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했다"며 "지금은 협상의 시간이 아니다. 결단의 시간이고 선택의 시간"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만일 민주당이 한시적이라도 남은 12개 상임위원장을 자당 몫으로 선출한다면 12대 국회 이후 처음으로 여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단독 선출한 사례가 된다. 여야가 의석 수에 따라 상임위원장 몫을 나누는 관행은 87년체제 이후 '여소야대'가 처음 등장한 13대 국회(1988년 5월~1992년 5월)부터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달 말 177석의 21대 총선 결과를 내세워 '18개 상임위원장 전석을 민주당 몫으로 선출하겠다'고 한 바 있으나 당시엔 원구성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선제압' 전략이 깔려 있었다. 전석을 차지하면 '거대여당의 폭거'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지고 초당적 대응이 필요한 코로나19 후속조치 및 남북관계에서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등 정치적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부담에도 민주당이 결단을 고심하는 이유는 코로나19 3차 추경에 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