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운명이 15일 결정된다. 제주항공은 이날까지 선행조건 미이행 시 계약 파기가 가능하다는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오른쪽)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지난달 강서 본사에서 진행한 긴급 간담회에서 M&A 이행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낭독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운명이 결정된다. 이스타항공이 체불임금 반납, 리스사 비용 감면 등 1700억원에 달하는 미지급금 감축에 총력을 기울인 가운데 제주항공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인수합병(M&A) 계약과 관련된 선행조건 이행을 촉구한 마지막 날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영업일수 열흘 내로 선행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 파기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선행조건에는 250억원 규모의 임금체불, 리스사 및 조업사 등에 대한 미지급금, 3100만달러(약 370억원) 규모의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 등의 해결이 포함된다. 이스타항공이 해결해야 하는 미지급금 규모는 17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단기간에 미지급금을 전액 해소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휴업수당 반납 등을 요구했지만 해소 가능한 미지급금 규모는 60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리스사 등 기타 미지급금 감면 방안 등도 항공당국과 논의했지만 1700억원 해소에는 턱 없이 부족한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현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대규모 미지급금과 관련된 합의점을 찾아도 이스타항공 경영정상화까지 추가 자금의 투입이 불가피하기 때문. 지난 3월 말 셧다운(운항중단)에 들어간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국내 기업결함심사를 승인하면서 "이스타항공은 회생불가 항공사"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자본잠식은 누적적자로 인해 자기자본이 줄어든 현상을 뜻한다. 이는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척도다.


이스타항공은 각종 악재로 흔들렸다. 특히 지난해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한 보잉 737-맥스(MAX) 8의 운항금지, 그해 7월부터 본격화된 노재팬(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고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올해 1분기 영업손실 359억원, 당기순손실 409억원을 기록했다. 이스타항공은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올해 1분기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042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개입한 이례적인 M&A로 평가된다"며 "이스타항공이 미지급금을 최소화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제주항공을 100% 충족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의 재무상황은 심각하다. 미지급금이 없어도 코로나19 변수 등으로 힘든 상황에서 제주항공도 부담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