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현직 고위 공무원 등이 피해자 A씨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사실을 안 뒤 압박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뉴스1
서울시 현직 고위 공무원 등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사실을 안 뒤 피해자 A씨를 압박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6일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에 관한 2차 입장문을 내고 피해사실을 추가 폭로했다.

해당 단체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매 반기별로 인사이동을 요청했지만 매번 좌절됐고 2019년 7월이 돼서야 근무지를 이동했다. 

올해 2월 다시 비서업무 요청을 받자 A씨는 인사담당자에게 "'성적 스캔들' 시선이 있을 수 있어 고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사담당자는 이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측은 "박 시장이 운동 등을 마치고 온 후 시장실에서 그대로 들어가 샤워를 할 때 옷장에 있는 속옷은 비서가 근처에 가져다 줘야 했다"며 "샤워를 마친 시장이 속옷을 벗어두면 운동복과 함께 집어 봉투에 담아 시장의 집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또 "시장은 시장실 내 침대가 딸린 내실에서 낮잠을 자는데 시장의 낮잠을 깨우는 것은 여성 비서의 일"이라며 "일정을 수행하는 수행비서가 깨워 다음 일정으로 가면 효율적이지만 여성 비서가 깨워야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고 이를 요구당했다"고 했다.

성희롱적 발언도 빈번했다고 했다. 피해자 측은 "시장은 건강 체크를 위해 아침, 저녁으로 혈압을 확인하는데 피해자는 가족이나 의료진이 하는 것이 맞다고 의견을 냈음에도 여성 비서의 업무가 됐다"고 했다. 또 "박 전 시장은 '자기(피해자를 지칭)가 재면 내가 혈압이 높게 나와서 기록에 안 좋아' 등의 성희롱적 발언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 현직 고위 공무원들이 A씨를 압박한 정황도 드러났다. 피해자 지원단체는 "이들은 '문제는 잘 밝혀져야 한다'면서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힘들거야'라고 피해자를 압박했다"고 폭로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A씨 측은 "서울시가 그동안의 잘못을 확인하고 더 성숙한 개선을 도모할 것을 기대한다"면서도 "하지만 드러난 상황을 보면 15일 대책을 내놓은 서울시가 본 사건을 제대로 규명할 수도, 그럴 의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지방경찰청은 서울시청 6층에 있는 증거보전 및 수사자료를 확보할 것"과 "'피해자'에 대해 '피해호소인' 등으로 호칭하며 유보적, 조건적 상태로 규정하고 가두는 이중적 태도를 멈출 것"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