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을 한 대도 판매한 적 없는 미국 수소연료전지 트럭 회사 니콜라가 현대차와 시가총액 순위를 겨루고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연 판매 대수가 30배 더 많은 도요타를 제치고 글로벌 자동차 업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국내 주식시장도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로 불리는 미래산업 관련 성장주가 상승세를 이끈다. 투자자는 현재 실적보다는 기업이 그리는 꿈에 열광한다. 실적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기업 가치 평가 방식인 PER, PBR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 주식시장에서 벌어지자 새로운 평가 지표인 PDR(꿈 대비 주가 비율)이 등장했다. 지금 주식시장은 꿈의 크기에 투자하는 시대를 맞이했다는 말이 나온다.
BBIG 7’로 불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카카오 ▲네이버 ▲엔씨소프트 ▲LG화학 ▲삼성SDI 는 코로나19 사태로 코스피가 저점이었던 3월19일 대비 주가 상승률이 평균 116.2%(7월14일 기준)에 달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증시의 판도가 바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이 지고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가 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 온라인쇼핑 같은 디지털 기반 경제활동이 ‘뉴노멀’(New Normal)이 되고 미래 첨단산업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시장 재편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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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IG7 주가 상승률 116.2%, 시총 100조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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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BBIG 7’로 불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카카오 ▲네이버 ▲엔씨소프트 ▲LG화학 ▲삼성SDI 는 코로나19 사태로 코스피가 저점이었던 3월19일 대비 주가 상승률이 평균 116.2%(7월14일 기준)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49.8% 회복하는 데 그쳤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이 기간 동안 BBIG 7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네이버, 엔씨소프트와 함께 언택트(비대면) 3대 대장주로 손꼽힌다. 3월19일 13만4000원(종가 기준)에서 7월14일 34만3000원으로 155%나 뛰었다. 네이버는 14만4000원에서 28만7000원(99%)으로, 엔씨소프트는 53만원에서 94만6000원(78%)로 뛰었다. 이들 세 기업의 시총 합계만 100조원을 넘겼다. 전기차·배터리 관련주인 LG화학(132%)과 삼성SDI(114%)도 반등했다.
이어 K-바이오를 대표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106%), 셀트리온(131%)도 세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셀트리온을 6566억원어치 사들이며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4041억원)도 삼성전기(4677억원) 다음으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3위를 기록했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1~6월)에 시가총액이 늘어난 상위 1~10위 기업의 시총 증가분은 총 107조4900억원이었다. 10위권에 들어가는 기업은 모두 BBIG 종목이다. BBIG로 국내 증시에 100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린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해당 기간 시총이 22조63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증가폭을 보였다. 이어 ▲셀트리온 18조600억원 ▲네이버 13조1200억원 ▲LG화학 12조2100억원 ▲카카오 10조250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8조7800억원 ▲삼성SDI 8조7700억원 ▲엔씨소프트 7조6800억원 순이다.
반면 차화정은 BBIG에 밀려 시총 순위가 하락하는 추세다. 올해 1월까지 시가총액 10위권 안에 들었던 현대차(6→11)와 현대모비스(7→14) 등은 지난달 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국내 대표 철강기업인 포스코도 17위로 시총 순위가 밀렸다. 대신 10위권 밖이던 삼성SDI, 카카오, 엔씨소프트가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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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IG 성장주 중심 차별화 장세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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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IG 기업의 상승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차화정을 연상케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쏟아내면서 고유가로 화학·정유업종이 수혜를 봤고 중국 경제의 급성장에 현대차·현대모비스 등 대형 수출주가 올라탔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차화정처럼 지금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경기 부양책과 사회 변화에 따른 수혜가 BBIG에 집중됐다”며 “경기 회복 구간에서 차별화된 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차화정 랠리의 지속성과 강도와 비교해 현재 사이클에서 BBIG 주도주에 대한 고점 논란은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라며 “BBIG 7을 필두로 하는 성장주 중심의 차별화 장세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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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시장도 주도… 카카오 자회사들 IPO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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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IG는 IPO(기업공개) 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대표주자인 SK바이오팜은 상장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 6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835.66 대 1로 집계됐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는 323.02대1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만 31조원으로 국내 IPO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이후 신규 상장 첫날인 7월2일 공모가 두 배에 시초가가 형성된 이후 상한가 기록을 달성했다.
언택트 대장주 카카오의 주요 자회사도 IPO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 6월 코스닥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카카오게임즈는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첫 IPO를 추진했는데 당시 기업 가치는 1조1700억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게임산업 급성장과 모바일 게임 플랫폼 경쟁력 강화 등을 감안해 현재 기업가치는 2조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국내에 상장된 게임사 중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다음으로 큰 규모다.
카카오페이지 역시 하반기 상장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페이지의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다. 시장에선 카카오페이지의 기업 가치를 3~5조원으로 예상한다. 카카오뱅크도 IPO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3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017년 7월 영업 개시 이후 2년 만에 흑자로 전환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M, 카카오모빌리티 순으로 IPO가 예상된다”며 “이들 주요 자회사는 시장 급락 등 변수가 없는 한 상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