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태년(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당정협의를 통해 '2020 세법개정안'을 확정하고 국회 통과 절차를 밟아 내년 시행하기로 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와 법인, 주택 임대사업자의 부동산 세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양도소득세(양도세) 세율을 한꺼번에 높여 부동산을 보유하는 데 따른 세부담을 강화할 뿐 아니라 집을 팔 때 과도한 시세차익도 차단한다. 다만 양도세의 경우 내년 6월1일로 유예기간을 둬 다주택자 등이 집을 처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부동산 과세형평을 제고하고 납세자의 권익보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2일 당정 협의를 통해 이런 내용의 '2020 세법개정안'을 확정하고 내년 과세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회 통과의 절차가 남았지만 거대 여당과 합의가 이뤄진 만큼 시행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부동산세율 인상안. /자료=기획재정부


종부세율 최고 6% 부과한다

정부는 먼저 신탁을 이용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신탁재산의 종부세 납세의무자를 수탁자에서 위탁자로 변경한다. 주택보유에 대한 과세 강화를 위해 종부세율은 전체적으로 인상한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을 제외한 2주택자 이하는 과세표준에 따라 세율이 0.6~3.0%로 인상된다.<표 참조>


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1.2~6.0%로 인상된다. 법인에는 중과세율을 적용해 2주택 이하 법인 3.0%(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제외), 3주택 이상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 6.0%로 높인다. 다주택자와 법인의 보유세 부담을 강화하기 위해 주택 세부담 상한비율은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일 경우 200%에서 300%로 올린다.

법인에 대한 종부세 과세 시 6억원 기본공제를 폐지하고 중과세율을 적용한다. 중과세율이 적용되는 법인은세부담 상한을 적용하지 않는다.


1세대1주택자의 고령자나 은퇴자는 종부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만 60~65세 20%, 65~70세 30%, 70세 이상 40%로 각각 10%포인트씩 높인다. 장기보유 공제와 합쳐 최대 80%로 높아진다.

1년 미만 보유자 양도세 최대 70%

정부는 실수요가 아닌 부동산 소유를 막기 위해 단기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을 최대 70%까지 높이기로 했다. 세금을 회피하려고 법인으로 위장하는 다주택자의 꼼수를 막기 위한 법인 과세도 강화된다.


1세대1주택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에 거주요건이 추가된다. 공제액을 산정할 때 양도차익에 보유기간별 공제율만 차감하던 방식에서 거주기간별 공제율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10년 이상 보유 시 공제율은 기존 80%에서 40%로 절반 줄어든다. 거주기간이 10년 이상이어도 공제율을 40%만 적용한다. 보유기간 기준으로 보면 공제율은 ▲3~4년 12% ▲4~5년 16% ▲5~6년 20% ▲6~7년 24% ▲7~8년 28% ▲8~9년 32% ▲9~10년 36% ▲10년 이상 40%다. 거주기간별로는 ▲2~3년 8% ▲3~4년 12% ▲4~10년 이상 보유기간과 동일한 공제율을 적용한다.

정부는 양도세 개정 이유에 대해 실수요자 중심의 세제개편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양도세율은 내년 1월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한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세율도 높아진다. 주택 수를 계산할 때 분양권도 포함한다. 기존 주택과 분양권 보유 시 1주택 비과세를 적용하지 않는다. 조합원입주권과 분양권 간의 과세형평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중과세율 인상은 1세대2주택 기본세율+20%포인트, 3주택 이상 기본세율+30%포인트다. 중과세율은 내년 6월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해 약 1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다주택자 처분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보유 주택에 대한 과세는 대폭 강화된다. 2년 미만 보유 주택의 양도세율이 1년 미만 70%, 1∼2년 60%까지 인상된다. 지역과 상관없이 전국적으로 적용하며 내년 6월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한다.

법인의 주택 양도세율도 추가 인상된다. 개인-법인간 세부담 차이를 이용한 조세회피를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입주권과 분양권도 주택에 포함된다. 세율은 법인세율 10~25%에 20%를 추가과세한다. 이는 내년 1월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한다. 법인전환 시 이월과세 허용대상도 축소한다. 내년 1월1일 법인전환 이후에는 주택을 사업용 고정자산에서 제외한다.
양도소득세율 인상안. /자료=기획재정부


민간임대주택 사업자 세제혜택 사라진다

전월세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임대주택 조세특례제도가 대대적인 정비를 맞는다. 그동안 정부는 공공임대주택과 같이 민간도 임대료 인상률을 제한하고 세입자의 재계약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지자체에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경우 각종 세제혜택을 부과했다.

하지만 이런 혜택이 다주택자의 집을 늘리는 수단으로 악용, 결국 주택시장 불안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에 따라 결국 세제를 손질하게 됐다.

장기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특례기한을 2년 단축해 올해 말까지로 한정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장기 민간임대주택에 장기보유 특별공제 특례가 있었다.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세율을 산정할 때 장기보유 특별공제율 50%를 적용했다. 10년 이상 임대 시엔 공제율이 70%에 달했다. 이번 개정안에선 특례기한을 2022년에서 2020년 말로 단축하고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 이후 임대기간으로 한정했다.

법인이 보유한 8년 장기 임대등록주택의 경우 종합부동산세 과세를 강화한다. 현행 법인이 보유한 8년 장기 임대등록주택은 수도권 6억원, 비수도권 3억원 이하인 경우에 한해 종부세를 비과세했다. 하지만 지난 6월18일 이후 등록한 조정대상지역 8년 장기 임대주택에 대해선 종부세 비과세를 배제하고 과세 전환한다.

법인의 주택 양도소득세율은 기본 법인세율 10~25%에 추가세율을 20%로 인상한다. 기존에는 10%였다. 다만 사원용 주택 등은 제외한다. 지난 6월18일 이후 등록한 8년 장기 임대주택도 추가세율을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