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왼쪽) 등 유가족들이 22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열리는 고인의 49재 중 2재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풀 주체가 서울시 합동조사단에서 국가인권위원회로 넘어갔다.

합동조사단의 경우 출범 예고 당시부터 '제 식구 감싸기'에 불과하단 실효성 논란이 일었고, 결국 출범이 무산됐다.

피해자 전직비서 A씨는 인권위 진정을 예고했고, 서울시는 권한대행을 포함해 인권위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인권위 조사가 강제성이 없다는 점에서 경찰 수사도 추가로 보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전날(22일) 피해자 지원단체들의 진상조사단 참여 거부 의사에 유감을 표하면서 인권위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박 전 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성단체, 인권전문가, 법률전문가 등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진상규명에 나설 방침이었지만 실효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강제수사권이 없는 상태에서 '6층 사람들'로 불리는 전·현직 정무 라인을 제대로 조사하기 어렵다는 것.

피해자 측도 서울시의 자체 조사를 거부하고 나섰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측은 "서울시는 책임의 주체이지 조사의 주체일 수 없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서울시가 구성한 조사단에 사실을 말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피해자와 지원단체 법률대리인은 인권위 진정조사를 위한 준비를 거쳐 다음 주 중 인권위에 제출할 계획이다. 독립기구의 조사를 통해 피해자가 제기한 문제가 제대로 밝혀지고 개선 방향이 권고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을 넘겨받은 인권위는 아직 신중한 모습이다. 인권위 측은 피해자 측으로부터 진정이 들어오면 조사 범위 등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강제성'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인권위 조사는 형사법 위반을 밝히는 수사와 달리 강제성이 없고 조사 결과가 나와도 '권고' 수준의 대응만 가능해서다.


하지만 피해자 측으로선 인권위 조사가 최선이란 입장이다.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인권위에서 여러 가지 사회적으로 일정한 의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조사를 해서 유의미한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며 "강제성이 있는 것은 수사밖에 없는데 피고소인 사망으로 방법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공공기관 성희롱 등의 조사·구제 기관으로 조사 과정 중 긴급조치, 직권조사, 진정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인권위 직권으로 인권침해 중지나 공무원 직무배제 조치 등을 권고할 수 있다.

경찰 역시 박 전 시장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성추행 혐의에 대한 직접적인 수사는 불가능하지만 각 시민단체가 제기한 각종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방식으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의 실체를 최대한 밝힌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성추행 방조, 묵인 등 혐의를 받는 서울시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고 있어 이 과정에서 박 시장의 성추행 혐의가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성추행 관련) 직접 고소 사건을 수사할 수 없지만, 관련 수사 과정에서 강제수사 필요성이 있으면 압수수색도 할 수 있다"며 "압수수색 영장 발부 여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으나 영장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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