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울청사 전경. 2017.8.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증권사의 투자, 대출 환경이 한층 개선됐다. 27일부터 중소·벤처기업 투자금액은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조달한도에서 제외되고 일정규모의 중소·벤처기업 대출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되지 않는다. 모험자본 육성을 유도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시도가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당장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부터 시행되는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규정을 고시했다. 이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인 초대형IB(투자은행)의 발행어음 조달한도(자기자본의 200%까지) 산정 시 중소·벤처기업(특수목적기구와 부동산 관련 법인은 제외) 투자(증권 매입 및 신용공여) 금액은 제외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한다.


또 증권사 자기자본의 일정규모(일반증권사 자기자본의 50%·중기특화증권사 자기자본의 100%) 내의 중소·벤처기업 대출은 순자본비율(NCR) 산정 시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되지 않는다. 이는 증권사의 벤처대출(벤처캐피탈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투자받은 스타트업 대상 대출)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증권사가 초기 혁신기업을 적극 발굴?육성할 수 있도록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업무도 겸영업무로 허용됐다. 겸영업무를 허용받은 증권사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엑셀러레이터로 지정돼 정책자금 등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제도 시행은 증권사들에 중소·벤처기업 투자 유인을 최대한 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중순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들이 투자 대상 다양화, 수익률 제고 등을 위해 직접투자, 신기술조합, 창업투자 조합, PEF(사모펀드) 등 다양한 통로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당초 기대보다는 투자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일단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증권사의 투자여력이 늘어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제 얼마나 많은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한 종투사의 관계자는 "NCR 산정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대출이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되지 않도록 해준다면 투자여력은 당연히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다만 투자여력이 늘어난다고 해도 마땅한 투자처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우리 회사의 경우 이미 벤처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발행어음업을 하고 있는 한 초대형IB의 관계자도 "이번 제도 시행으로 더 많은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검토하게 될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모험자본 육성이라는 것은 신용등급이 안 좋아 회사채 발행이 힘들거나, 담보가 없어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기업들 중에서 성과가 좋고 유망한 기업을 육성하라는 것인데, 왜 꼭 중소·벤처기업에만 투자·대출을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종투사는 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등 8곳이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투자·메리츠증권·하나금융투자를 제외한 5개 증권사는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어 초대형IB로 지정됐다. 이 중 발행어음업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곳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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