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TF 언론 브리핑에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를 이유로 끝내 주독미군 병력을 감축하면서 '주한미군 감축'이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에 압박 카드로 쓰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된 주독미군 병력 약 1만2000명 감축 결정과 관련 "독일은 돈을 내지 않고 있다"며 문제의 본질은 '방위비 분담'에 있음을 재차 확인했다.


주독미군 감축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미군 감축을 지시했다는 지난달 초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 이후 두 달도 안돼 실제 발표까지 이어졌다.

그야말로 초스피드인데 미국 국내에서도 11월 대선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2016년 대선 공약이었던 해외 주둔 미군 감축 공약 이행을 이번 대선에 내세우기 위해 주독미군 감축을 밀어붙였다는 진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독일, 한국, 일본 등에 대한 방위비 증액과 함께 해외 주둔 미군의 감축을 주요 선거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다음 타깃은 주한미군이 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 드러내놓고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방위비 분담금 인상' 목표를 위해 '감축'이라는 압박카드를 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미국은 한국이 포함된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병력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7~9일 방한에서 연간 13%씩 3년간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는 새로운 안을 역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측의 새로운 안에 대해 우리 정부는 '수용 불가'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실무진에서 잠정적으로 합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기존안이 마지노선이라는 것이다.


한미 방위비 협상팀은 지난 3월 10차 분담금 1조389억 원에서 첫해 13% 인상한 뒤 2024년까지 연간 7∼8% 상승률을 적용하는 안에 대해 잠정 합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끝내 거부했다. 이후 미측은 50% 인상에 가까운 '총액 13억 달러(약 1조5900억원) 유효기간 1년'안을 제안했으나 우리 측이 이를 거부한 뒤 협상은 수달째 공전을 거듭해왔다.

게다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압박해 방위비 인상을 대폭 인상하더라도 자신이 당선되면 방위비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려놓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7일 발표한 공약 초안에서 "트럼프는 한반도 핵위기 상황에서 동맹국을 갈취하려고(extort) 나서, 방위비 부담금을 대폭 올리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당선시 동맹 재건과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한 협정 복원을 예고했다.

결국 한국 정부와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장기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11월 대선 이전 타결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고, 대선 상대인 바이든 전 부통령까지 나서 '협상 무효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마디로 트럼프 대통령의 과욕이 '부메랑'을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대선을 불과 석달 앞두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등으로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북한 등 다른 외교사안마저 딱히 내세울 성과가 마땅치 않은 분위기에서 이를 타개할 '한 방'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반도 전문가인 해리 카자니아스 미 외교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 편집장은 뉴스1에 "코로나 사태로 인해 회복이 더딘 경제 및 내부 혼란은 모든 집중도를 빼앗아 다른 모든 사안을 보류시키고 있다"며 "최소한 현 시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부터 11차 SMA 협상을 담당해왔던 제임스 드하트 미 방위비협상대표가 끝내 교체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비건 부장관에게 직접 '방위비 협상 선봉'에서 타결을 압박하라는 특명을 내렸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비건 부장관은 22일 상원 청문회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주한미군 문제 연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가 그 동맹과 함께해야 하는 것은 (방위비) 분담 및 동맹에 자금을 대는 방법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나는 그 지역 내 상당한 규모의 주둔이 동아시아 내 미국의 안보 이익을 강력하게 증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독미군 감축에 이어 주한미군 감축까지 과도하게 밀어붙일 경우 자칫 향후 대선 레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주독미군 감축이 이행되는 데는 최소 수년이 예상되며, 대선 결과에 따라 실현이 아예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주독미군 감축이 러시아 등에 선물이 될 것이라며 초당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이는 주한미군 감축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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