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산회가 선포되자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0.8.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7월 임시국회가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 관련 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 등의 강행 처리로 막을 내리면서 향후 입법활동에 대한 미래통합당의 고민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과 전날(4일) 본회의에서 총 22건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중 부동산 관련 법안이 13건, 공수처 관련 법안이 3건이다.


통합당은 기획재정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상임위에서 소위원회 심사도 없이 민주당이 법안을 강행 처리한 것에 반발해 본회의에서 반대토론과 5분 자유발언으로 절차적 부당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통합당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심사에서 배제된 채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만 본회의에 올라가면서 여야의 갈등이 더욱 심화됐다. 동일 법안이 제출됐을 경우 병합심사가 이뤄져야 함에도 민주당이 명분도 없이 자당 법안만 강행 처리했다는 것이 통합당의 지적이다.


유상범 의원은 전날 본회의 반대토론에서 "지금까지 국회에서는 동일한 내용의 법률안이 발의됐을 경우 상임위 전체회의에 상정해 대체토론을 하고 소위 심사를 거쳐 하나의 위원회의 대안으로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됐다"며 "아무리 급해도 입법권자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안 상정의 원칙과 기본도 무시하고 본인들이 필요한 법안만 쏙 빼서 통과시켰다"며 "대한민국 국회는 민주당 국회의원만의 국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각 상임위 소위원회 구성이 완료되면,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중 공통된 법안에 대해서는 관행에 따라 병합 심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여야의 의견이 대립하는 법안이거나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과 다른 법안일 경우에는 7월 국회와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 통합당이 정책 대안을 마련해 입법을 추진해도 상임위 문턱을 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국회법은 상임위는 법안 등 소관 사항을 분담·심사하기 위해 상설소위원회를 둘 수 있고, 필요한 경우 특정한 안건의 심사를 위해 소위원회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소위원회 구성이 강제조항이 아니라 선택사항이라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운 국회 운영을 고수한다면 정치적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야당을 배제한 채 처리한 정책의 효과가 없을 때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다수결의 원칙을 강조했지만 의사결정 과정의 수단이지 민주주의의 가치는 될 수 없다는 비판도 곳곳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민주당이 당론 1호 법안으로 추진해온 국회법 개정안(일하는 국회법)을 스스로 어기는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다. 개정안의 제안 설명에는 "법안처리 순서는 원칙적으로 선입선출(先入先出) 원칙에 기초하며 소위원회 재적위원 4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표결에 부치도록 해 의사결정의 틀을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명시돼 있다. 선입선출의 원칙을 따른다면 여당이 발의한 법안 이전에 발의된 야당의 법안은 우선 심사해야 한다.

통합당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런 일이 (21대 국회) 내내 있지는 않지 않겠느냐. 항상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인 이유가 있는 법안이 없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게 되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견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국회는 병합 심사해서 의사결정을 해 왔다. 논의하면서 표결하는 것은 좋지만 우리 법안을 상정조차 안 해 줄 수 있느냐"라며 "민주당에서 계속해서 (국회 운영을) 이렇게 하면 투쟁해야 한다. 일정 수위를 넘어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 때는 다른 형태의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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