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시위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벨라루스에서 이미 25년 넘게 집권한 독재자 알렉산더 루카센코 대통령이 대선에서 또 압승을 거둔 가운데 야당 지지자들이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시위를 벌였다.

◇ 대선 불복 시위 이틀째…시위대-경찰 충돌 :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는 이틀째 수천명이 모여 대선 불복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봉과 최루가스를 이용하고 수류탄을 터뜨리는 등 무력으로 진압했다.


BBC에 따르면 이날 민스크에서만 약 30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현지 방송에 따르면 민스크 내 여러 지하철역이 폐쇄됐고 인터넷은 대부분 지역에서 접속이 불가능하다.

다른 지역에서도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발생해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벨라루스 정부는 한 남성 시위자가 경찰에게 폭발물을 던지려다가 자신의 손에서 폭발하는 바람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알렉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 © AFP=뉴스1

◇ 루카센코, 6번째 대선 승리로 독재 이어가 : 앞서 지난 9일 벨라루스에서는 루카센코 대통령이 6번째 대권 도전에서 득표율 80.23%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1994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던 그는 이번 재선으로 30년 이상 집권할 수 있게 됐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해외 세력이 나를 쓰러뜨리기 위해 시위대를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나는 이미 경고했다. 혁명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경제 불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문제, 인권 및 언론 탄압 등으로 벨라루스 국민들은 정부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야당 측 대선 후보였던 전직 영어교사 출신 스베틀라나 티카누스카야는 자신이 진정한 선거 우승자라며 "당국은 권력을 평화롭게 이양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티카누스카야는 남편이 루카센코 대통령에 반대하는 블로그를 운영했다가 수감된 후 야당을 이끌며 반독재 운동을 벌여왔다.


벨라루스 시위대 © 로이터=뉴스1

◇ 美·EU, 벨라루스 대선 비난…제재 검토 : 미국과 유럽 등 서구사회에서는 루카센코 대통령이 독재 체제를 이용해 정적들을 수감하고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에 대해 대대적인 범죄 조사를 벌이는 등 자신에게 유리하게 선거판을 조작했다고 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벨라루스 대선이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가 아니다"며 "정부가 시위대에 폭력을 행사하고 야당 지지자들을 억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독일은 유럽연합(EU)이 2016년 해제한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다시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폴란드는 벨라루스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EU 특별 정상회담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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