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코디가 고객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사진=코웨이
국내 가전 렌털시장의 성장세가 거침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렌털업계가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렌털시장이 확대되던 상황에서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관심 증가로 렌털업계의 주력 상품인 환경·위생가전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주요 렌털기업의 올해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시장에 새롭게 출사표를 던지는 기업도 속속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시장 규모도 더욱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코로나에도 웃은 ‘렌털업계’

올 2분기 국내 렌털기업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 1위 기업인 코웨이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6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했다. 상반기 영업이익 역시 30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늘었다. SK매직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0.4% 증가한 228억원을 기록했다. 모회사인 SK네트웍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303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SK매직 홀로 실적 효자 노릇을 한 셈이다.

아직 성적표를 발표하지 않은 쿠쿠와 청호나이스 등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쿠쿠의 경우 2분기 ‘인앤아웃 아이스 10’s’ 정수기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126% 급증하고 공기청정제습기 판매량은 지난해 2분기에 비해 22% 늘어나는 등 주력제품이 호조를 보여 코로나19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청호나이스 역시 모델로 가수 임영웅을 발탁한 이후 상반기 정수기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는 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각 업체의 렌털 계정수 증가도 실적 호조를 뒷받침한다. 코웨이의 2분기 계정수는 국내시장 기준 633만개로 지난해 말 628만개보다 5만개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매직 계정수는 187만개에서 194만개로 7만개 늘며 200만 계정 돌파를 앞두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150만개에서 3만개 늘어난 153만개, 교원웰스 역시 70만개에서 6만개 늘어난 76만개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나갔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올 초만 해도 업계에선 코로나19로 인해 렌털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대면 트렌드 확산으로 방문기사의 설치와 주기적 관리가 필수인 렌털 이용자가 줄어들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실제론 개인위생과 방역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위생가전의 수요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셧다운 조치가 본격화됐던 3~4월만 해도 전반적인 수요가 위축되며 실적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예상보다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위생을 철저하게 지키려는 고객 증가로 인해 환경·위생가전 렌털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올해 렌털업계가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코웨이는 지난해 수립한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매출 3조189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3조 시대’를 연 코웨이는 올 상반기에만 1조5744억원을 올리며 실적 경신의 청신호를 밝혔다.

실적 훈풍에 시장 진출 ‘러시’


SK매직 역시 올 상반기 5016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사상 최초로 ‘매출 1조 클럽’ 가입을 예고하고 있다. 쿠쿠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1조 클럽 재진입이 점쳐지며 청호나이스와 웰스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웰스 관계자는 “계정이 증가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매출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렌털업계가 호실적을 보이면서 가전 제조사도 직접 렌털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LG전자는 2009년 처음 렌털을 시작했지만 2018년 12월 렌털서비스를 전담하는 ‘케어솔루션’ 조직을 신설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렌털 매출도 2018년 2924억원에서 지난해 4398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최근 누적 계정수가 230만을 돌파하며 전통 렌털기업을 제치고 계정수 기준 업계 2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캐리어에어컨도 지난해 렌털서비스사업에 뛰어들어 인버터 에어컨 및 냉난방기와 최고급형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등을 임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선 자체적인 전문인력을 조직, 단계적으로 사업 규모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대유위니아그룹도 지난해 계열사인 위니아SLS를 통해 ‘위니아딤채 렌털케어’ 서비스를 론칭했다.

SK매직 올인원 직수 얼음정수기(WPC-I230C). / 사진=SK매직
삼성전자의 경우 공식적으론 부인하지만 꾸준히 렌털사업 진출설이 제기된다. 삼성은 지난해 코리아 렌털쇼에 참가했고 올해 렌털 수요가 많은 양문형 정수기 냉장고 등을 재출시하는 등의 행보가 이어지면서 사업 진출 가능성에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가전과는 크게 연관이 없던 업체도 렌털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케이블TV·인터넷·이동통신(MVNO)을 주력으로 하는 LG헬로비전은 최근 ‘먼저 받고 나눠 결제 렌탈샵’을 공식 오픈하고 계열사와 연계, 다양한 제품의 렌털을 시작했다. 풀무원건강생활도 이달 초 ‘온열 테라피 안마의자’를 내세워 렌털사업에 진출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25조9000억원이었던 국내 렌털시장 규모가 올해 40조1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나고 이 같은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인 가구 중심이던 국내 가구 구조가 1~2인 가구 중심으로 파편화돼 2040년까지 절대적 가구 수 증가가 예상된다”며 “여기에 사업자의 신규 카테고리 가전 발굴이 지속되는 만큼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해 렌털시장의 성장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