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2020.5.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갈등을 겪는 한일 문제를 개인의 인권 문제로 초점을 맞추며, 일본을 향해 새로운 해법 모색을 제안했다.

이는 국가 대 국가의 갈등을 개인의 '인권' 문제로 접근해 보자는 시각을 제안한 것으로, 한일 간 새로운 협력을 시작하자는 일종의 출구전략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과 관련해 "한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한국과 일본의 공동 노력이 양국 국민 간 우호와 미래협력의 다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방안을 일본 정부와 협의해왔고, 지금도 협의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이 수출규제를 감행해 협력에 방점을 찍은 지난해와는 달리 피해자의 인권 존중이라는 보편적 가치의 공감대를 내세워 대화를 촉구하며 온도 차를 보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를 언급하며 개인의 인권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함께 소송한 세 분은 이미 고인이 되셨고, 홀로 남은 이춘식 어르신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되자 '나 때문에 대한민국이 손해가 아닌지 모르겠다'라고 하셨다"며 "우리는 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통화에서 "이춘식 할아버지를 언급한 것은 '시간이 없다'는 (우회적 메시지)"라며 "우리 국민에게 설득하는 것은 물론 일본 정부와 기업에게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상징적인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경축사에서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줄이고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기존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이는 외교안보라인의 교체와도 맞물려 후반기 외교정책을 위한 상황관리 측면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일제 강제징용 가해 기업인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의 국내 자산 매각을 앞둔 상황을 반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올해 연말에 우리나라에서 한중일 정상회담도 개최될 예정이기 때문에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 메시지보다는 보편적 가치를 강조한 '톤 다운'된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대일 관련 이슈를 환기시키면서도 불거질 갈등 사안을 앞두고 상황관리 차원의 메시지 표출도 의도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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