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 아사히신문이 자국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제75주년이던 15일 장관급 각료 4명이 '군국주의 상징'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한 데 대해 "정권 전체의 역사관이 문제시되는 사태"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일본 내에서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 논조를 띠고 있는 아사히는 '각료 야스쿠니 참배, 추궁당하는 정권의 역사관'이란 제목의 16일자 사설을 통해 "전쟁 희생자를 애도하는 마음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군국주의를 지탱했던 국가신도(神道)의 중심적 시설을 현 정치지도자가 참배하는 건 유족이나 일반인과는 전혀 의미가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야스쿠니 신사는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일본 최대 규모의 신사로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등 2차 대전 당시 'A급 전범' 14명을 포함, 일본이 벌인 주요 전쟁에서 사망한 군인·민간인 등 246만여명의 위패가 합사돼 있다.
그러나 전날 패전일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오키나와(沖繩)·북방영토 담당상, 그리고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 등 각료 4명이 나란히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한국 정부 등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관련 아사히는 "침략 피해를 입은 나라들이 (야스쿠니 참배를) '일본이 과거 잘못을 잊고 전쟁 이전의 역사를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특히 전날 참배한 각료 중 다카이치 총무상과 에토 담당상이 작년 가을 제사(예대제) 때도 야스쿠니를 찾았던 '단골' 인사란 점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자중을 요구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의 경우 재집권 다음해인 지난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했다가 국제적 비난이 일자, 이후엔 주요 행사 때 공물을 보내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사히는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보류는 근린외교에 대한 악영향 등을 고려한 결과이겠지만, 각료의 참배를 계속 묵인한다면 그들과 생각이 같을 것이란 얘기를 들어도 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아사히는 "아베 총리는 2007년 첫 집권 땐 (패전일에) 역대 총리들처럼 아시아 여러 나라에 대한 (일본의) 가해를 거론하며 '깊은 반성'과 '애도의 뜻'을 표명했다. 그러나 2012년 재집권 이후엔 전혀 그런 언급을 하지 않았고, 올해는 '역사를 겸허히 마주한다'는 언급마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아사히는 "총리의 의도는 '미래지향'을 강조하겠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전쟁 경험자가 줄어들고 기억이 희미해지는 지금이야 말라고 역사를 마주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