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야권 지지자 20만명여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시내 북쪽 승리자 대로에 있는 오벨리스크 앞에 모여 루카셴코 퇴진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구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에서 9일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는 "헌법 개정을 통해 권력을 나눌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시위대의 재선거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 중심부 독립광장에서는 수천명이 모여 루카센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후 대선 불복 시위 도중 체포된 야당 지도자와 시위대의 석방을 촉구하며 유치장까지 행진했다.


26년 동안 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로이터=뉴스1

민스크휠트랙터 공장(MZKT) 노동자들이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국영TV 종사자 600명도 파업에 가세했다.

AFP통신은 이에 대해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불거지면서 야권 지지층이었던 국영산업 종사자들마저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업 중인 트랙터 공장을 방문한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날 노동자들의 야유를 받고 연설을 서둘러 마무리하는 일도 있었다.


"물러나라"는 노동자들의 외침에 화가 난 대통령이 "내가 모든 걸 다 말했는데도, 떠나라다고 소리치다니…. 날 죽이기 전까지 선거는 없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여론을 의식한 듯 "권력을 이양할 의사가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다만 루카셴코 대통령은 재선거가 아닌 "국민투표를 통과한 새 헌법을 바탕으로 여러분들이 원한다면 새 총선과 대선을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9일 선거에서 1994년부터 26년 간 장기집권을 지속해오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6기 집권에 성공했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16일에는 야권 지지자 20만명 이상이 시내 북쪽 오벨리스크 앞에 모여 루카셴코 퇴진 시위를 벌였는데, 이는 1994년 루카셴코 대통령 집권 후 최대 규모다.

이번 사태는 외교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의 강력한 동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끔찍한 상황이다. 매우 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시위대에 대한 지지 의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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