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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15경기에서 5무10패. 인천유나이티드가 K리그1 시즌 개막 후 8월 초까지 거둔 참혹한 성적표다. 무려 3달 동안이나 승리 없이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했으니 선수들과 팬을 포함한 인천 관계자들의 심정은 짐작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가라앉는 배를 끌어 올려야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지난 7일 지휘봉을 잡은 조성환 신임 감독의 부담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기존 구성원들보다 더 컸을지 모른다. 부임 후 첫 경기였던 9일 성남FC와의 홈 경기에서 0-2로 패하면서 무거움은 배가 됐다.
때문에 그야말로 벼랑 끝에서 맛본 지난 16일 대구FC 원정 승리는, 적어도 인천에게는 결승전 승리 같은 기쁨이었다. 수화기 너머 조성환 감독의 목소리도 한결 가벼워져 있었다. 하지만 취해 있진 않았다. 그는 "큰 부담을 내려놓았으니 이제 더 냉정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본격적인 도전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조성환 감독은 19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첫승을 거두고는)잠 좀 잤다"고 웃은 뒤 "아무래도 대구 원정은 부담이 있었다. 가뜩이나 성남전 이후 좌우 풀백이 모두 부상을 당하고 미드필더 마하지도 다쳐서 여러모로 괴로웠다"고 말한 뒤 "대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강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큰 고비를 넘은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세징야-에드가-김대원-정승원-데얀 등 화려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대구를 상대로 인천은 보는 이들이 처절하다 느껴질 만큼 온몸을 던진 수비를 펼쳤고 덕분에 전반 29분 터진 무고사의 선제골을 결승골로 지켜내며 1-0으로 승리했다. 조 감독은 "보는 분들은 답답했을 것"이라며 수비에 집중했다는 것을 부인하진 않았으나 그러면서도 "하지만 일단 패배 의식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했다"면서 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을 만나보니 밖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지쳐있었다.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이 너무 강했다"면서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들은 없었다. 하지만 선수들을 향해 '지금 결과를 놓고 봤을 땐 그 누구도 최선을 다한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가 하는 노력은 99%'라고 말했다. 각자 위치에서 1%, 2%가 더 필요하다는 주문이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대구전은 그렇게 모두가 1%를 쥐어짠 결과였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인천에 부임하면서 조성환 감독은 4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선수들을 대했다고 고백했다. 그 4가지는 Δ원팀 Δ기본 Δ소통 Δ경쟁이었다.
조 감독은 "모든 팀들이 표방하는 것이지만 특히 인천은 '원팀'으로 뭉치지 않으면 곤란했다. 또 모든 일이 그렇듯 기본을 갖추지 못하고서는 다음 단계가 어렵다. 축구든 생활이든 기본을 세우자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팀이 어려울 때,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가장 좋지 않은 것이 외부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라며 "서로 허심탄회한 소통을 통해 우리 스스로 문제를 찾자고 독려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은 경쟁이었다.
조 감독은 "선의의 경쟁을 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사실, 경쟁을 붙이려 해도 붙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더라. 경기에 나가고 있는 선수들은 지쳐있었고 (백업)다른 선수들은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야말로 만신창이였다"고 말한 뒤 "이런 상황에서는 결코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없다고 했다. 모두가 철저히 준비해야한다고 독려했다"며 변화의 단초들을 설명했다.
덕분에 벼랑 끝에서 벗어났다. 여전히 순위는 최하위지만 분위기는 달라졌다. 마냥 부정적인 것도 아니다. 인천은 1승5무10패 승점 8을 기록 중이다. 바로 앞에 위치한 11위 수원은 승점이 14(3승5무8패)이고 9위와 10위인 부산(3승7무6패)과 광주(4승4무8패)는 승점 16이다. 남은 일정은 11경기. 인천이 무조건 강등된다는 법은 없다.
아주 묘한 스케줄도 기다리고 있다. 인천은 오는 22일 안방인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수원과 17라운드 홈 경기를 갖는다. 만약 여기서 인천이 연승을 거둘 수만 있다면, 판세는 지금과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 조성환 감독은 자신감을 가지면서도 차갑게 현실을 바라봤다.
조 감독은 "개인적으로도 부담은 좀 덜었다. 승리하지 못하는 경기가 길어지면 힘들어지는데 고비는 넘겼다"면서 "그러나 모든 경기를 대구전처럼 할 수는 없다. (쥐어짜듯 수비하는)그런 형태로는 1경기 이길 수야 있겠으나 미래를 보장할 수는 없다. 앞으로 더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뜻을 전했다.
조 감독은 "부담을 덜었으니 이제 더 냉정함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수원도 현 상황이 좋지 않기에 남다른 자세로 우리와의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하지만 수원을 반드시 잡아야 우리에게도 희망이 생긴다. 우리 앞에 찾아온 기회를 반드시 잡을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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