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울/사진=장동규 기자
모던하고 깔끔한 공간와 친숙하고 정갈한 음식. 여기에 각 지역의 다양한 전통주, 크래프트 비어, 와인 등 다채로운 술이 삼위일체를 이루는 모던 한식 주점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한식 주점의 인기는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2030 젊은 세대의 한식과 전통주에 대한 인식 변화,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주류 문화의 변화가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더욱 주목받고 있는 ‘맛공간’에서 장기화된 코로나19의 여파와 역대급 긴 장마로 만끽하지 못한 여름을 보내는 쓸쓸한 마음을 달래 보는 것은 어떨까.

◆윤서울

서교동에 자리한 ‘윤서울’은 달라진 미식의 판도를 경험하기에 가히 최적의 공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공간은 내공 깊은 전통주 마니아들의 사랑방으로 1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오는 전통 주점 ‘산울림 1992’를 이끈 주역. 김도윤 셰프의 더 섬세한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


이곳은 로컬 식재료와 새로운 조리법 탐구 등 끊임없는 시도가 이루어지는 김 셰프의 연구실이기도 하다. 덕분에 윤서울의 요리는 우리의 소중한 지역 산물이지만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던 것, 쉽게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식재료를 다룬다. 여기에 익숙한 한식을 뿌리로 다국적의 조리 기법을 절묘하게 오버랩해 특별한 한 끗을 더한다.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셰프의 ‘경험’이라는 양념을 더한 셈.

윤서울 메뉴/사진=장동규 기자
메뉴는 제철 식재료로 선보이는 그날의 코스로 진행된다. 최근 김 셰프가 몰두하고 있는 요리는 바로 드라이에이징(건조 숙성) 생선 요리. 싱싱하고 질 좋은 생선을 최소 4일에서 10일 이상 건조 숙성 시키는 과정 속에서 적정한 습도를 유지해 주면 지방질은 응축되고 살은 더욱 촉촉해진다고 한다. 이 생선으로 구워낸 스테이크는 놀라울 만큼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농밀한 지방의 풍미를 자랑한다는 설명이다.

민어, 대구, 간재미, 아구 등 다양한 생선을 선보이기 위해 셰프의 숙성고는 오늘도 열일 중이다. 마리아주로는 깔끔한 뒷마무리를 도와줄 증류주 종류를 추천한다. 드라이에이징 생선은 예약 시 셰프에게 미리 요청하거나 종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윤서울의 또 다른 시그니처는 바로 매장에서 직접 제면하는 면 요리다. 실제로 다양한 원재료를 연구하여 제분과 제면의 모든 과정에 있어 다양한 시도를 할 뿐만 아니라 이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정기적인 강의도 직접 진행하는 등 면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우리 조경밀로 뽑아낸 통밀 국수는 면 자체만 삶아 먹어도 구수함이 느껴져 불필요한 양념은 사치. 직접 뽑은 참기름에만 살짝 비벼내 면의 참 맛을 살린다. 도가니로 맑게 우린 육수 베이스의 직접 빚은 ‘무’만두와 모렐버섯 요리는 화려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재료 본연의 맛을 우아하게 전달한다.

오늘도 김 셰프의 머릿속은 식재료와 새로운 조리법 연구로 그득하다. 그리고 변함없이 홍대의 밤을 지키는 윤서울의 식탁에는 기교와 트렌드에 치우치지 않고 식재료 본연의 가치를 담은 음식과 향긋한 술 한 잔이 놓여있다. 셰프의 고민의 끝은 항상 손님의 즐거움으로 남는듯하다.


메뉴 디너코스(1인) 5만8000원 / 영업시간 (매일)18:00-23:00 (일, 월 휴무)

◆락희옥(마포본점)


락희옥/사진=다이어리알
식도락가와 술꾼들을 위한 한식 기반 주점. 식사에서부터 가벼운 한 잔, 여럿이 함께하는 술자리 모두를 충족할 수 있도록 탄탄하게 메뉴를 구성해 방문 고객층이 넓다. 증기로 쪄낸 보쌈은 고기 육향이 풍성하게 살아있다. 청정 섬 만재도로부터 공수하는 거북손 요리는 가벼운 안주로 제격이라 기본적으로 주문하는 고객도 상당수다. '콜키지 프리 정책'도 락희옥의 특징이다.

보쌈 3만8000원, 만재도거북손 3만5000원 / 영업시간 (점심)11:30-15:00 (저녁)17:30-24:00 (일 휴무) 

◆삼씨오화(3C5花)

삼씨오화/사진=다이어리알
한옥을 리뉴얼한 전통 주점 ‘삼씨오화’는 청주, 증류주 등 우리 술뿐만 아니라 크래프트 비어와 와인, 싱글몰트 위스키까지 대략 70여 종의 주류를 구비하고 있어 다양한 술과 음식의 마리아주를 즐길 수 있다. 대표 메뉴인 목살구이에 곁들여 먹는 홍어장과 오이지 삼합, 만두 전골 등이 인기다. 혼자서 먹을 수 있는 바 테이블 부터 단체로 방문하기 좋은 홀 등 공간도 다채롭다.

목살구이와 곁들여 먹는 홍어장과 오이지 삼합 3만원, 손만두전골(中) 2만5000원 / (점심) 11:00-14:30 (저녁)18:00-23:00 (주말휴무)

◆호족반

호족반/사진=다이어리알
도산공원 인근 모던 한식 주점. SNS 핫 플레이스로 연일 웨이팅 하는 고객들로 가게 앞이 북적인다. 한식 베이스에 양식 터치를 가미해 독창적 플레이팅으로 풀어낸 요리와 막걸리, 수제맥주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공간이다. 들기름 메밀국수와 트러플 소스를 얹어낸 트러플 감자전, 큼직한 갈빗대가 압도하는 갈비찜을 호족반 반상에 플레이팅한 NY양념갈비 등이 인기 메뉴.

트러플감자전 1만4300원, NY양념갈비 3만8800원 / (점심) 11:45-16:00 (저녁)17:45-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