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지하철역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여성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성준 전 SBS 앵커가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1.1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지하철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김성준 전 SBS 앵커(56)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류희현 판사는 21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전 앵커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내렸다.


김 전 앵커는 2019년 7월 서울지하철 영등포구청역 역사 안에서 여성의 하체 일부를 불법촬영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고 그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체포 직후 범행 사실을 부인했지만 그의 휴대전화에서는 몰래 찍은 것으로 보이는 여성의 사진이 여러 장 발견됐다.


이후 경찰이 김 전 앵커의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디지털포렌식(전자 법의학 수사)을 진행했고 불법촬영한 여성의 사진이 추가로 확인됐다.

선고 직후 법정 밖으로 나선 김 전 앵커는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도 반성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지낼 생각이다. 피해자에게 죄송하고 충격에서 회복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뉴스 하던 시절에 저와 공감해주고 아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항소 여부에 대해선 "당장 말씀드리긴 어렵고 변호사와 상의해보고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과거 본인의 저서 '뉴스를 말하다'에서 '나쁜 남자에게 관대한 나라'라고 비판했던 점에선 "뉴스나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 생각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법(서울남부지방법원) 입구 2020.6.15/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김 전 앵커 측은 공소사실의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수사기관이 수집한 증거가 위법하고 수사 절차에 참여권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다퉈왔다.

당초 이번 사건의 선고는 1월17일 내려질 예정이었으나 압수수색 영장 범위 효력을 놓고 재판부와 검찰 간 이견이 생겨 선고가 연기됐다.

1월17일 선고기일은 공판준비기일로 진행됐고 2월4일 재판 역시 공판준비기일로 진행돼 추정이 결정됐다.

당시 재판부는 불법촬영 증거 9건 중 7건은 영장을 받지 않아 위법수집 증거일 수 있다며 대법원에 계류 중인 유사사건 판결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5개월 만에 진행된 지난 7월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명령 3년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처음에 수사기관에서 영장 범죄사실을 부인했으나 포렌식 결과 발견된 사진은 영장 범죄 사실에 대한 간접·정황적 증거로 사용이 가능하며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다"며 압수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참여권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임의제출 요구에 불응하는 등 절차적 권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행사한 점 등을 들어 참여권을 포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압수에 의해 복구된 사진은 모두 증거능력이 인정돼 유죄로 판단한다"며 "사진이 유출되지 않은 점, 잘못을 반성하고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신원이 확인된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받은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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