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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끝나니 코로나가 다시 말썽이고… 올 여름 장사는 글렀지.”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의 한숨 섞인 말이다. 역대 최장 기간 장마로 인해 식재료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 그나마 장마가 끝나면서 영업 정상화를 기대하던 외식업 자영업자는 다시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를 맞닥뜨렸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2차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6일부터 서울과 경기, 18일부터 인천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PC방·노래방 등 고위험시설이 운영을 중단했고 대규모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도 방역수칙(집합제한) 준수가 의무화됐다. 자영업자의 생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장바구니 물가 2배 ↑… 매출은 절반
방역당국에 따르면 광복절 연휴 전후로 하루 평균 확진자가 200명대로 늘면서 2차 코로나19 대유행 조짐이 나타났다. 이에 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시행하고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기업도 속속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시민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오피스 상권 식당가는 직장인이 재택근무를 실시하면서 점심 장사를 망쳤다. 주택가나 유흥가에서도 매출이 반토막난 외식업장이 수두룩하다.
서울 종로에서 찌개집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점심시간에 기본 70그릇 이상 팔다가 이번주는 10그릇도 못 팔고 있다”며 “주방 이모까지 4명이 가게에 나와 자리만 지키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경기 일산시에서 파스타 가게를 하는 조모씨는 최근 아르바이트생을 뽑자마자 해고했다. 조씨는 “코로나19 초기에 발길 끊었던 손님들이 5월부터 다시 가게를 찾기 시작했다”며 “광복절 연휴 전까지도 장사가 너무 잘 돼 인력을 충원했는데 이후 매출이 3분의 1로 급감했다”고 토로했다.
가뜩이나 외식업주는 사상 최장기 장마로 시름하던 상황. 지난달 초부터 54일 동안 내내 비가 내리면서 식재료 물가가 급등한 까닭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채소·과일·생선 등을 포함한 신선식품지수는 112.33(2015년 기준=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4% 상승했다.
이달까지 장마가 이어지면서 물가는 고공행진이다. 농산물종합유통정보시스템(KAMIS)에 따르면 올해 8월 중순 배추 10kg당 도매가격은 1만9556원으로 1년 사이 134.7% 올랐다. 같은 기간 청상추는 4kg당 3만67원에서 6만448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애호박은 20개당 1만7700원에서 6만7712원으로 3배 넘게 치솟았다.
과채류 값이 크게 오른 데다 집밥 영향으로 돼지고기와 소고기 가격도 1년 전에 비해 10%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체감 물가가 높아졌으나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른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1~3월 1%대 상승세를 이어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4월부터 0%대를 유지하고 있다.
내수 활성화 물 건너 가나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내수 회복도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했던 내수 소비 활성화 정책이 방역단계 상향으로 무용지물이 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소비 심리가 꿈틀대며 희망을 걸었던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아쉬움은 더욱 크다.
정부는 지난 5월 초 1차 대유행이 꺼지자 경기 반등에 집중했다. 전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고 실제로 내수가 살아나는 양상도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카드 국내승인액은 5월부터 세달 연속 증가했고 7월에는 지난해에 비해 4.8% 증가하기도 했다.
소상공인의 체감 경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전통시장 체감경기지수(BSI)는 지난 3월 28.4에서 4월 80.0, 5월 109.2로 치솟았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아졌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나빠졌다는 듯이다.
정부는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맞아 내수를 다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었다. 이를 위해 17일을 대체 공휴일로 지정했고 농수산물·외식·여행·숙박·문화 등 8개 분야에서 쓸 수 있는 소비 쿠폰도 마련했다.
주말 동안 2만원 이상 외식을 6차례 하면 1만원을 할인해주는 외식 쿠폰, 9~10월 국내 호텔·콘도·펜션을 가면 최대 4만원까지 지원하는 쿠폰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국민 전체 3분의 1인 1800만명이 1조원 수준의 소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전부 물거품이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외식 할인 등 외식 활성화 캠페인을 지난 14일에 시작했다가 16일 잠정 중단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16일 이후 영화·박물관 할인 쿠폰을 추가 배포하지 않기로 했다.
소비 진작을 기대했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통업계에서도 업황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외식과 쇼핑 등 소비활동이 위축됐고 유통시설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하며 폐쇄 조치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광복절 황금연휴에 반짝 매출 신장이 나타난 데다 하반기 추석 대목을 앞둔 터라 매출 회복을 기대했는데 어렵게 됐다”며 “사업장 폐쇄를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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