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22일(현지시간)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부시스타디움)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유난히 불운이 겹쳐 아쉬움이 컸던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 3번째 등판이자 2번째 선발 등판 만에 기다렸던 빅리그 첫 승을 거뒀다.

김광현은 23일(한국시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의 완벽투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KBO리그 통산 136승(77패)을 올린 김광현은 2020시즌을 앞두고 포스팅 자격을 얻어 세인트루이스와 옵션 포함 2년 최대 1100만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부푼 꿈을 안고 미국으로 떠났지만 이상스레 꼬였다.


시범경기에서 5경기 9이닝 1승,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갑작스러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김광현의 시계도 멈췄다.

가족과 떨어져 미국에 혼자 머물던 김광현은 애덤 웨인라이트 등 동료들과 함께 세인트루이스에서 몸을 만들며 힘겹게 시즌 개막을 준비했다.


당초 5선발이 유력했던 김광현은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 개막전을 마무리로 출전했다. 선발 투수를 생각하며 빅리그로 갔던 김광현으로써는 굉장히 아쉬운 시작이었다.

김광현은 지난달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상대로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막아내며 메이저리그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우여곡절 끝에 빅리그 첫 등판을 마친 뒤 김광현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야디어 몰리나 등 팀 동료들이 대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세인트루이스의 경기가 모두 취소됐다.

세인트루이스는 스태프 등 15명 이상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지난달 30일 이후 보름 넘게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김광현은 부상자 명단에 오른 마르티네스 등의 이탈 속에 선발 로테이션에 재합류 했고, 지난 1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오랫동안 꿈꿨던 선발 등판에 나섰다. 다만, 김광현 등 팀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렌터카 41대로 나눠 직접 세인트루이스에서 시카고로 이동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첫 선발 등판에서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1회 모자도 바꿔 쓰고, 내려갈 때 로진백도 깜빡 잊어버리는 해프닝도 겪었다. 빅리그 첫 선발 기회에서 3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간 김광현은 2번째 등판 만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날 코로나19서 회복된 '안방마님' 몰리나와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며 6이닝을 실점 없이 마쳤다.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고르게 던지며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인했다.

힘겹게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광현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선발' 옷을 입고 완벽투를 펼치며 마침내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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