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 녹색드림협동조합 전 이사장이 7일 오후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2020..8.7/뉴스1 © News1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도청탐지 장비업체를 상대로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납품하도록 도와주고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운동권 정치인' 출신 허인회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56)이 구속 기소됐다.

28일 서울북부지검은 국회의원, 지자체장에 대해 청탁과 알선의 대가로 3억9000만원 상당을 수수하고 2억원 수수를 약속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는 허 전 이사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겸찰은 허 전 이사장의 공범 A씨(56)와 B씨(62)에 대해서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허 전 이사장은 2014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무선도청 탐지장치 납품업자의 부탁을 받고 평소 친분이 있던 국회의원들에게 청탁·알선하는 대가로 수회에 걸쳐 1억700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허 전 이사장은 국회의원들에게 업자를 소개해주고 해당 상임위소관 국가·공공기관들을 대상으로 무선도청 탐지장치를 설치해달라고 자료를 요청하고 서면질의를 청탁한 혐의로 변호사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아울러 허 전 이사장과 A씨는 2016년 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대행사의 부탁을 받고 국회의원과 지자체장에게 청탁·알선하는 대가로 수회에 걸쳐 2억5000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또 1억원 상당의 수수를 약속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았다.

허 이사장과 B씨는 2018년 6월부터 8월까지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자로부터 침출수 처리장 변경을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청탁해달라는 명목으로 1억원의 수수를 약속받고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검찰 수사결과, 허 전 이사장이 소개한 무선도청탐지장치(탐지장치) 납품업자 C씨는 국회의원실 보좌관에게 탐지장치의 설치 여부와 관련된 자료요청서와 질의서 초안을 작성해 제공했다. 해당 의원실은 질의를 통해 받은 국가·공공기관의 답변서를 C씨에게 직접 전달했고 C씨는 이를 영업에 활용해 국가·공공기관에 납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검찰은 허 전 이사장과 C씨는 탐지장치 설치에 미온적인 기관에 대해서는 해당 국회의원실에 추가 자료 요청서나 질의서를 보내 수차례 요청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특정 의원실은 해당 부처의 기조실장과 예산담당자로부터 대면보고까지 받은 사실도 확인했다"며 "피고인(허 전 이사장)은 국회의원에 대한 청탁과 알선의 대가로 C씨로부터 매출액의 10~20%를 수수했다"고 설명했다.

무선도청탐지장치는 국가예산으로 구입해야 한다. 이에 허 전 이사장은 국회의원들에게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심사 과정에서 관련 예산의 증액도 청탁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에 의하면 허 전 이사장과 C씨는 1억~10억원의 예산을 신설하고 증액하는 내용의 질의서 초안을 국회의원에게 제공했고 국회의원은 그대로 해당 상임위나 예결위에 예산안을 신설하거나 증액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대행사 청탁과 관련해 허 전 이사장이 받는 혐의에 대해 검찰은 "해당 사업이 생소하고 대상 후보지 실사라던지 생태계보전협력금을 낸 업체에 대해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등 업무 부담이 많아서 지자체장의 의지 없이는 대상지 발굴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피고인(허 전 이사장)은 평소 친분이 있는 지자체장에게 대상지 신청에 동의해달라고 청탁하고 국회의원들에게는 환경부 고위간부를 통해 대상지로 선정되도록 청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회의원이 청탁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 북부지검 제공. A=허인회 전 이사장, D=C씨 © 뉴스1

검찰은 허 전 이사장과 A씨가 청탁·알선의 대가로 매출액의 10%를 수수하고 분배했다고 밝혔다.

앞서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허 전 이사장은 지난 8일 구속돼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당시 허 전 이사장은 "이번 사건은 작년 6월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의 고발에 의하여 서울시 태양광 불법 하도급 수사로 시작이 됐다"며 "현재까지 경찰과 검찰은 여섯 건의 별건 수사를 지속적으로 차례차례 진행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허 전 이사장은 "1년2개월 동안 100여명이 소환 조사됐고 12번의 압수수색건이 진행됐다"며 자신에 대한 수사가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검찰은 피의사실을 유포하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이미 언론 보도가 많이 됐다"며 "대부분이 왜곡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1980년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낸 허 전 이사장은 1985년 '시국대토론회'를 개최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운동권 인사다. 이후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에서 두 차례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2004년~2005년에는 열린우리당 청년위원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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