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허리띠 더 조인다… 하반기 '수익개선' 안간힘
[머니S리포트- 코로나에 울고 웃는 금융권] ① 순이익 1조5000억원 감소… 실적 개선 후 연임가나
이남의 기자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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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금융회사의 생존전략 키워드는 리스크 관리와 수익 개선으로 정리된다. 깊은 코로나 터널 속에서 수익 개선을 외치는 금융회사의 생존전략을 알아보자.
충당금 150% 확대, 우대금리는 축소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8조4000억원보다 1조5000억원(17.5%) 감소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당기순이익은 3조7000억원으로 1년 전 4조4000억원 대비 7000억원(16.8%) 감소했다.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올해 2분기 기준 NIM은 1.42%다. 은행별로 보면 ▲NH농협은행 1.67% ▲KB국민은행 1.50% ▲신한은행 1.39% ▲하나은행 1.37% ▲우리은행 1.34%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상황을 반영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은 결과 NIM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은행권의 대손비용은 3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조원(157.0%)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에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은행권은 입출금통장의 우대이율을 낮추며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9월19일부터 ‘신한 주거래 미래설계통장’을 포함해 총 4개 입출금통장 우대이율을 연 0.25~0.50%포인트 하향 조정한다. 신한 주거래 미래설계통장의 연 최고 우대이율은 1%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낮아진다. ‘신한 주거래S20통장’은 최고 우대이율이 1%포인트에서 0.50%포인트로 내려간다.
‘신한 건설근로자 우대통장’(판매중지)도 연 최고 2.50%포인트에서 2.00%포인트, ‘신한 레디 고 통장’(판매중지) 역시 연 최고 3.20%포인트에서 2.70%포인트로 떨어진다. 신한은행은 또 매달 이자를 지급하는 ‘한달애저금통’ 기본이율도 연 3.50%에서 3.00%로 0.50%포인트 내린다.
기존에는 거래장 미신청계좌에 0.3%포인트, 만 25세 미만, 만 55세 이상에게 0.1%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했으나 이 우대조건을 없앤다. 해봄 N돌핀통장과 채움 스마티통장은 일별잔액 100만원 이하에 주던 우대혜택을 1.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조정한다.
앞서 SC제일은행은 지난달부터 ‘내지갑통장’, ‘마이프리미엄통장’ 등 입출금식 예금 7개 상품의 이율을 낮췄다.
내지갑통장에서 일별잔액 중 50만원 초과 200만원 이하 금액은 0.9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줬는데 지난 7월부터 0.60%포인트만 제공한다. 또 ‘비즈니스플러스통장(금리형·수수료형)’을 통해 0.10~0.50%포인트까지 줬던 우대금리는 0.10%포인트로 낮아졌다.
은행 관계자는 “초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수익을 끌어올릴 부문이 없어 비용을 줄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고금리로 분류됐던 입출금통장의 우대이율을 낮추며 비용을 한 푼이라도 아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연체율, 실적개선 급선무
코로나 여파에 가계와 기업대출의 연체율이 뛰면서 은행권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최근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하반기 은행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다.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7월 말 기준 전체 대출 연체율은 0.23~0.36%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6월 말과 비교해도 하단은 0.02%포인트, 상단은 0.03%포인트 올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한계기업이 늘면서 은행권의 기업·가계대출 연체율도 뛰었다. 이들 은행의 지난달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2~0.48%로 6월 말 0.18~0.38%보다 올랐다.
연체율은 대출총액을 분모에, 연체금액을 분자에 넣어 산출한다. 한 차례 상환을 유예한 코로나19 대출이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체율이 오르고 있어 건전성 지표 하락 우려가 제기된다.
하반기 임기를 마치는 금융지주 회장은 실적개선이 급선무다. 성과를 내면 임기를 보장하는 ‘실적주의’ 문화가 확산된 만큼 하반기 실적개선 여부가 연임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오는 11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내년 3월 임기를 마친다. 최근 KB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절차인 회장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논의를 시작했다.
금융권은 코로나19 사태에도 2분기(4∼6월) 경영실적 1위를 달성한 윤 회장의 3연임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하나금융도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3446억원을 달성하며 8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해 김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김 회장이 최근 사석에서 회장직을 더 수행할 의사가 없고 후배에게 기회를 열어 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2000년 이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금융지주회사 회장 중 3연임에 성공한 CEO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까지 포함해 3명이다. 조용병 회장과 손태승 회장도 올해 연임에 성공하면서 ‘장수 CEO’의 문턱에 들어섰다.
실적에 민감한 외국계 은행은 장수 CEO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영구 전 은행연합회장은 2001년 한미은행 은행장으로 발탁돼 2004년까지 일했고 한국씨티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겨 2014년까지 10년간 자리를 지켰다.
은행 관계자는 “지배구조 갈등과 정부 입김으로 단명하던 금융권 CEO의 임기가 외국계 금융사처럼 실적 중심으로 평가받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상반기 하락한 실적을 개선하면 포스트 코로나 이후 장수 CEO를 추가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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