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바닥 처음…여길 봐, 이게 점심 풍경이야?" 식당들 비명
밤 9시 제한인데 낮시간도 '텅텅'…재택 많은 도심 더 타격
도시락집만 포장 발길…"방역 위급 알지만 생계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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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이밝음 기자 = "절반은 무슨…바닥이야. 한 사람만 지나가도 눈이 벌게져. 누가 혹시 들어오려나 싶어서."
광화문 일대 각종 빌딩들 숲 속, 코로나 19 사태 발생 전까지 밤이고 낮이고 바글바글하던 일대 거리는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보였다. 아무리 바쁜 업무에도 점심에는 늘 나와서 식당에서 카페에서 점심을 먹거나 휴식하던 직장인들도 며칠째 자취를 감췄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된지 3일째인 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1번 출구 근처 오피스텔과 정부 청사 주위는 한산하다못해 쓸쓸했다. 빌딩들 사이로 자리잡은 작은 식당들과 인근을 둘러보니 종이봉투에 도시락을 들고 사무실로 들어가는 직장인들만 간혹 눈에 뜨일 뿐이다.
종로거리에서 40년 넘개 김치찌개를 끓여온 노병복 사장(77·여)은 취재진을 보고 손님인 줄 알고 반갑게 맞이했다. 손님이 바닥까지 떨어졌다는 노씨는 "지금 열두시반이면 손님이 제일 많을 때지. 꽉 차야 하는데…"라고 말을 못 이었다. 모든 기력을 소진한 사람처럼 보였다.
노 사장은 "그 전에는 그래도 몇 사람 있었잖아. 그런데 15일 지나고 아예 끊어졌어. 밤에도 사람이 없어서 오후 8시면 마감하고 나와"라고 말했다. 그는 나가려는 취재진이 '다음에 오겠다'고 인사하자 "꼭 와"라고 애타게 말했다.
김치찌개 집 근처에서 오랫동안 빈대떡을 파는 다른 상점을 가보니 50대 가게 관계자가 직원들 자리에 앉아 장부만 넘기고 있었다.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가게 실장 박모씨(56)는 "손님이 완전히 끊어졌다"며 한숨을 쉬고 눈을 감았다. 그는 올해 들어서 100프로 마이너스만 기록하고 있다고 힘없이 말했다. 박씨는 "2월부터 계속 안좋다가 조금 괜찮아질 뻔했는데 데모(광복절집회)하고 나서 완전 바닥을 쳤어"라고 지금이 가장 바닥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깥으로 나와 담배를 입에 물고 광화문 거리를 쳐다보며 "이건 뭐 전쟁보다 더 심해"라며 "옆 가게도 문 닫아버렸잖아"라고 가리켰다. 그는 "그냥 나 죽었네 하고 있어야지 뭐"라고 울화를 진정시키고 있었다.
길 가에 잠시 보이는 직장인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마스크를 꾹 눌러쓰고 손에는 도시락봉투를 들고 근무지로 향하고 있었다.
도시락을 들고 회사로 향하던 서모씨(65)는 식당에서 비빔밥을 포장해 가져 가는 길이었다. 서씨는 식당에 가기조차 불안하다며 미리 도시락 픽업을 예약해놨다고 말했다. 그는 "사무실에 4~5명정도 있는데 자기 자리에서 도시락을 먹는다"며 "직장인들이 포장 엄청 해간다"고 말했다.
종종걸음으로 도시락을 받으러 가거나 가져가던 직장인들 너머로는 유일하게 붐비는듯한 가게가 한 곳 있었다.
도시락 가게 사장은 포장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 취재진에게 제대로 답을 해 줄 수도 없었다. 사장은 "오전 9시30분이면 점심 예약이 마감된다"며 "원래 마감같은 것도 없었는데 이제는 와서 가져가는 것도 미리 예약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문은 2주 전부터 폭증했다고 들려준다.
사장은 박스에 단체주문이 들어온 도시락들을 차곡차곡 쌓았다.
유일하게 바쁜 도시락집 외 다른 가게들은 손님이 없거나 가끔 포장배달을 해가는 수준이었다. 설렁탕이나 스파게티 등 식사류가 있는 가게는 그나마 테이크아웃이나 배달로도 가끔 음식이 나갔지만 식사대신 주로 술 손님을 받는 가게들은 배달도 없었다.
"계속 이렇게 안 좋아면 건물주한테 못하겠다고 말해놨어. 가게세는 보증금에서 계속 까이겠지. 가게 열고 6개월 만에 코로나가 터져서 그 뒤로 계속 돈만 까먹고 있어."
"광화문 전체가 죽어버린 거라고 봐야지. 코로나 끝날 때까지 어떻게 버티느냐 그게 문제야. 버티는 것도 한 두달이어야지."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손님이 확 줄어서 어떻게 하냐는 말에 방역이 중요하다고 애써 말하면서도 힘겨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제냐 방역이냐 문제지. 지금 방역이 더 중요한 시점은 맞다고 생각해. 그런데 3개월 이상 이렇게 가면 감당 안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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