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달 25일 캐나다를 방문해 외교장관 회담을 앞두고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주변국과 영토문제 및 미국과 통상·군사 갈등 등 세계 각국과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는 중국이 동포에게도 ‘칼’을 빼들었다. 중국계 외국 국적자인 ‘화인’(華人)에 대해서도 무자비한 법집행에 나서는 정황이 속속 확인된다.

주변국과 갈등이 커지며 중화주의 및 애국주의가 강화되고, 자국이 당하는 불이익에 민감해지는 중국 지도부의 영향 탓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중국 국영방송 중국중앙TV(CCTV) 영어 채널인 CGTN에서 활동해온 중국계 호주인 앵커 청레이청레이(程雷)를 2주 넘게 구금 중이다.

청레이는 베이징 내 어딘가에 가택 연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택 연금은 공식적으로 체포 혹은 기소되기 전 최대 6개월 간 변호사 조력 없이 구금되는 것을 말한다.


청레이가 구금된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청레이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창궐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중국 지도부의 미숙한 대응을 비판하고 언론이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며 ‘공안’적인 이유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6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호주 국기가 계양돼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에서 태어난 청레이는 1980년 부모와 함께 호주로 이주한 후 호주 국적을 취득했다. 2003년부터 CCTV 영어 채널에 출연하며 언론인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9년간 CNBC의 중국 특파원으로 있다 2013년부터 CGTN에서 일해왔다.

중국계 외국인에 대한 사법처리는 청레이 외에도 다수 이어져왔다. 중국 당국은지난해 1월 중국 민주화 개혁을 주장해온 중국계 호주 국적 작가 양헝쥔(楊恒均3)을 구금한 뒤 같은해 8월 간첩혐의로 기소했다.


중국계 미국인 위마오춘(余茂春)은 모교인 중학교 교정에 세워진 비석에서 이름이 지워졌다. 기념비에는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이름이 새겨진다.

위마오춘은 충칭에서 태어난 후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갔고, 현재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중국정책 수석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강경정책을 입안한 주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위마오춘을 '매국노' '거짓학자' '정치 투기꾼' 등으로 부르며 비난공세를 높이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 ‘민족 반역자’를 뜻하는 '한젠(漢奸)'으로 불리기도 한다.

중국과 미국의 ‘G2 충돌’이 끝을 보이지 않고 이어지는 가운데 인도와는 육상, 필리핀 일본 베트남 등과는 남중국해를 두고 해상에서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는 등 ‘사방에 적이 둘러싸인’ 상황에서 이러한 강경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