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전국 초등학교 수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어린이 성장·발달에 비상이 걸렸다. 학교 대신 집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늘면서 유튜브 등 미디어 시청이 늘었기 때문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
#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의 일환으로 원격수업이 이뤄지면서 어린이의 발달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다. 어릴수록 친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정서와 사회성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데…. 하루 종일 집안에 있어 심심하다는 어린이에게 유튜브나 텔레비전을 틀어주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우리 아이 이대로 괜찮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전국 초등학교 수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어린이 성장·발달에 비상이 걸렸다. 학교 대신 집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늘면서 유튜브 등 미디어 시청이 늘었기 때문이다. IT전문 외신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어린이를 4년 전과 비교해봤을 때 하루에 두 배 이상 많은 시간을 미디어를 보는 데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나치게 어린 나이에 미디어에 장시간 노출되면 부모나 또래와 소통하며 상호작용할 시간이 줄고 창조적인 놀이를 못 하게 된다.


최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영상 교육이 늘어나면서 의료계는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규원 아이힐소아청소년과의원 대표원장은 “최근 유튜브 등 동영상 교육이 유익하다고 여기는 부모도 늘고 있지만 미디어에 일찍 오래 노출되는 것은 언어발달 지연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가천대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10년 넘게 의료 현장에서 어린이를 진료해온 ‘베테랑’이다. 김 원장은 앞서 발표된 김성구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 연구를 토대로 미디어와 언어발달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김규원 아이힐 소아청소년과의원 대표원장_사진=아이힐 소아청소년과의원

동영상 교육, 언어발달 ‘악영향’


한림대 교수팀은 언어발달이 늦어지는 문제를 호소한 아이의 95%는 생후 24개월 이전에 각종 미디어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이 아이들 중 63%는 하루 두 시간 넘게 미디어를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이 본 미디어는 만화(39%)였다. ▲노래와 율동(37%) ▲동화(3.9%) ▲영어학습(2%) 등이 뒤를 이었다.

미디어 교육이 언어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에 대해 김 원장은 “사람의 뇌는 쌍방향으로 교류해야 활성화된다. 말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감정과 표정 등 비언어적 소통과 다양한 단어를 흡수해야 발달할 수 있다”며 “미디어를 통해 뇌를 자극하면 상호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영상의 시각중추만 자극하고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은 활성화하지 않기 때문에 언어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어린이의 미디어 시청을 무작정 끊을 수는 없는 상황. 이에 김원장은 나이별 미디어 적정 노출 시간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 원장은 “부모들이 어린이의 하루 미디어 시청 시간을 30분을 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만 2세 미만 어린이는 미디어 시청을 한 번에 15분씩 최대 2번 시청하는 것을 권고한다”며 “만 3세 이상 어린이의 경우 하루 최대 1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연령에 맞는 발달 환경 조성해야”


김 원장은 미디어 교육보다 부모와 또래 친구와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린이는 상호작용과 창조적 행위를 통해 성장·발달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진료 철학. 김 원장은 “레고 조립 등 오감을 활용한 활동을 부모와 함께해야 한다. 책을 읽고 말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아동의 언어·인지·심리 상태와 부모 양육태도 등 평가 후 치료하는 등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도 권고된다.

어린이 언어발달 지도방식./사진=아이힐소아청소년과의원

김 원장이 추천하는 언어발달 교육 방식은 어떤 방향일까. 김 원장은 각 연령에 맞는 발달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부모는 ▲만 1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어린이가) 보고 만지고 하는 행동에 대해 설명하고 ▲만 2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어린이가 한 말에 단어 하나씩 붙여서 들려주며 ▲만 3~4세 미만의 어린이에에게는 잠들기 전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서로 말해보거나 병원놀이·소꿉놀이·가게놀이·어린이집 놀이 등 역할극을 하는 것이 언어발달에 좋다.

김 원장은 “만 3~4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일과에 대해 말하라고 하면 어려울 수 있다. 먼저 예시를 들어주면서 자연스럽게 반응을 유도해야 한다”며 “만 5~6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평소 좋아하는 만화의 줄거리를 말해보도록 하는 것이 도움된다. 어린이가 하는 이야기에 배경과 원인·사건·결말·인물의 감정이 들어갈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