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개천절 집회' 예고…'대규모 원천봉쇄' 재연 될까
7개 단체 27건 수만명 집회 신고…서울시 "집회금지 통보"
행정소송 거쳐 집회 강행 우려…이수진 與 의원 "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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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원지가 됐던 8.15 광복절 집회의 트라우마가 가시지 않았지만 보수단체들이 개천절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면서 서울시와 여당 측은 집회 금지조치·법 개정 등을 통해 집회를 차단하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개천절 집회가 8.15 광복절 집회 때처럼 법원의 판단에 따라 허용되고 대규모 인파가 몰려 방역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자유연대와 천만인무죄석방본부 등 보수단체가 다음달 3일 개천절 날 서울 도심에서 적게는 수천 명, 많게는 3만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했다.
자유연대는 교보빌딩 앞, 광화문 KT 건물 앞, 시민열린마당 앞, 경복궁역 인근에 개천절 집회로 각각 2000명 규모의 집회를, 우리공화당 산하 '천만인무죄석방본부'는 세종로와 효자치안센터 인근에 3만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했다.
8.15 광화문 집회를 통해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퍼지고 일부 경찰이 확진됐을 뿐만 아니라 수천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이 투입돼 집회 참가자들을 파악하는 등 홍역을 치른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또다시 대규모 집회 신고가 들어온 것이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국장은 전날(6일) "7개 단체에서 27건의 집회가 경찰에 신고됐다"며 "신고된 집회는 대부분 광화문 인근을 비롯한 서울시 집회금지 구역 내이기 때문에 경찰에서도 집회 및 시위에 관련 법률에 따라 집회금지를 통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집회금지구역이 아니더라도 코로나19 전파 가능성과 위험도를 고려해 집회를 금지할 수 있다. 실제 6만명의 대규모 집회가 금지 구역 밖에서 신고됐지만 서울시는 이를 금지한 바 있다.
만일 집회를 금지했는데도 일부 단체에서 집회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서울시와 경찰은 물리적으로라도 집회 참가자들의 진입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집회 관련자들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받게 된다.
다만 8.15 집회 당시 보수단체가 서울시의 집회 금지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집회가 예정대로 이뤄진 전례가 있다.
아직 자유연대와 천만인무죄석방본부 측은 행정소송을 통한 가처분 신청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지만 이들을 포함한 보수단체들이 상황에 따라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노선을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집회 신고는 소규모라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대규모 인파가 유입될 수도 있다. 현재는 집회 예상 인원보다 실제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하더라도 집회 집행부에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
8.15 집회를 허용했던 재판부는 당시 100여명의 소수 인원이 참석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하지만 전광훈 목사를 포함해 대규모 인원이 몰리면서 집회 규모는 종잡을 수 없이 커졌다.
집회가 실제 진행되고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역학조사는 전보다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인터넷상에서는 '어게인 10월3일 오후 2시 자유우파 집결'이라는 제목으로 '핸드폰 OFF'라는 문구가 적인 포스터가 돌고 있다. 참가자들이 핸드폰을 꺼놓는다면 기지국 정보를 통해 집회 참석자를 가려내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개천절 집회와 관련해 방역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여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는 법 개정을 포함한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개천절 집회를 겨냥해 "방역을 방해하는 반사회적 행위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 아래 단호하게 공권력을 행사해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판사 출신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방역 담당기관의 우려 의견이 있는 경우에도 일단 법관이 집회금지 처분을 정지시키는 결정을 해버린다면 집회로 인한 집단감염 사태를 되돌릴 방법이 없다"며 행정소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했다.
이어 "방역 기관이 중대한 우려 의견을 제출한 경우로서 행정청이 법원의 집행정지결정에 즉시 항고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결정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켜야 한다"며 "이렇게 하면 즉시항고의 결정이 날 때까지의 시간 동안 법원이 집회의 자유와 방역 조치의 필요성을 다시 신중하게 형량해 집회의 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회 자체를 막을 수 없다면, 전국 경찰력 동원을 통해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상징이었던 '집회 원천봉쇄' 등과 같은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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