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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최고의 부촌 중 하나지만 한밤 중 방문하면 칠흙 같은 어둠을 마주하게 된다. 길에 다니는 차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가로등도 많지 않아서다.
비단 이곳 뿐만이 아니다. 묘하게도 미국에선 부자동네일수록 밤길이 어둡다. 가로등이 많아야 안전하고 살기 좋다고 생각하는 한국과 반대다. 심지어 부촌 주민들은 당국이 자기 집 앞에 가로등을 설치하려고 하면 오히려 뜯어 말린다. 이유가 뭘까.
# 뉴저지주 북쪽 버겐 카운티에는 오래된 철로가 하나 있다. 맨해튼 다운타운의 허드슨강 건너편인 저지시티와 북쪽 노스베일을 연결하는 이 철로는 1966년 사용이 중단된 뒤 현재까지 방치돼 있다. 과거 역사로 쓰이던 건물은 카페 등 상점으로 철로는 주민들을 위한 산책로로 탈바꿈했다.
한때 이 철로를 활용해 통근용 열차 운행을 재개하는 방안이 추진되기도 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열차가 다니고 낯선 이들이 드나들면 동네가 시끄럽고 위험해지기 때문이란다. 부촌 사람들이 가로등 설치를 반대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가로등이 생기면 밤에 차 없는 저소득 '뚜벅이족'들도 지나다닐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들이 열차 운행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편리한 대중교통망이 생기면 차 없는 저소득층들이 동네로 들어와 살기 때문이다.
미국 교외에 사는 대다수 백인 중산층들은 대체로 피부색이 다른 저소득층들이 자신의 이웃에 살고, 자신의 아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걸 원치 않는다. 동네에 유색인종이 많이 살면 집값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유색인종으로서 씁쓸한 현실이다.
트럼프 '시대착오적 정책', 먹힐까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불리한 판세를 뒤집기 위해 미국 백인들의 이런 정서를 파고 들고 있다. 지난달말 트럼프 대통령은 주거에 대한 인종 차별을 금지하는 AFFH(적극적 공정주거증진) 규정을 폐지했다.
AFFH는 1965년 비슷한 취지로 제정된 '공평주거법'(Fair Housing Act)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보완해 만든 제도다. 주택 임대차와 매매, 자금조달 등에 있어 인종, 종교, 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할 수 없도록 한 게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AFFH 폐지 소식을 전하면서 "더 이상 교외에 사는 사람들은 주변에 저소득층 주택이 생겨 피해를 입거나 경제적 손해를 볼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여러분의 집값은 오르고 범죄율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교외 백인 동네에 흑인 등 소수인종이 들어와 사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시대착오적 인종분리정책이다. 하지만 나머지 인종을 적으로 돌려도 백인 표만 잡으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이다. 그도 그럴 것이 중남미계 등 소수인종의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어도 여전히 미국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절대 다수는 백인이다. 게다가 백인들은 투표율도 높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전략은 '백인 대 비(非)백인'이란 한 마디로 요약된다. 요즘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만 잡으면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전국 지방정부의 경찰 예산을 깎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전국으로 확산된 인종차별 항의시위와 폭동, 약탈을 계기로 치안에 대한 백인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려는 전략이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 부통령 후보의 출생 배경을 노골적으로 문제 삼기도 한다. 흑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부통령)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해리스 의원이 미국에서 태어날 당시 부모의 이민 자격에 문제가 있었다는 보수 성향의 변호사 존 이스트먼의 글을 인용한 주장이다. 그러나 근거없는 인종주의적 공격이란 비판에 직면하자 "난 그 문제와 상관없다"며 발을 뺐다. 과거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해외출생' 의혹을 제기한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해리스 의원에 대해 "나도 미국의 첫번째 여성 대통령을 보고 싶다"면서도 "그러나 그녀가 하는 방식으로 그 자리에 들어가는 걸 보고 싶진 않다. 그녀는 유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가 '여성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당선시 미국의 최고령 대통령이 될 바이든 전 부통령의 유고시 또는 퇴임 후 유색인종인 해리스 의원이 대통령직을 승계할 수 있음을 백인 우월주의자들에게 우회적으로 경고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AFFH는 1965년 비슷한 취지로 제정된 '공평주거법'(Fair Housing Act)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보완해 만든 제도다. 주택 임대차와 매매, 자금조달 등에 있어 인종, 종교, 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할 수 없도록 한 게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AFFH 폐지 소식을 전하면서 "더 이상 교외에 사는 사람들은 주변에 저소득층 주택이 생겨 피해를 입거나 경제적 손해를 볼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여러분의 집값은 오르고 범죄율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교외 백인 동네에 흑인 등 소수인종이 들어와 사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시대착오적 인종분리정책이다. 하지만 나머지 인종을 적으로 돌려도 백인 표만 잡으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이다. 그도 그럴 것이 중남미계 등 소수인종의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어도 여전히 미국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절대 다수는 백인이다. 게다가 백인들은 투표율도 높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전략은 '백인 대 비(非)백인'이란 한 마디로 요약된다. 요즘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만 잡으면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전국 지방정부의 경찰 예산을 깎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전국으로 확산된 인종차별 항의시위와 폭동, 약탈을 계기로 치안에 대한 백인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려는 전략이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 부통령 후보의 출생 배경을 노골적으로 문제 삼기도 한다. 흑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부통령)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해리스 의원이 미국에서 태어날 당시 부모의 이민 자격에 문제가 있었다는 보수 성향의 변호사 존 이스트먼의 글을 인용한 주장이다. 그러나 근거없는 인종주의적 공격이란 비판에 직면하자 "난 그 문제와 상관없다"며 발을 뺐다. 과거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해외출생' 의혹을 제기한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해리스 의원에 대해 "나도 미국의 첫번째 여성 대통령을 보고 싶다"면서도 "그러나 그녀가 하는 방식으로 그 자리에 들어가는 걸 보고 싶진 않다. 그녀는 유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가 '여성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당선시 미국의 최고령 대통령이 될 바이든 전 부통령의 유고시 또는 퇴임 후 유색인종인 해리스 의원이 대통령직을 승계할 수 있음을 백인 우월주의자들에게 우회적으로 경고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美 '백인 표심' 어디로 가나
이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미국 백인들도 "그가 대통령인 게 부끄럽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백인들이 과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표를 줄지는 별개의 문제다.
백인들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 만큼 그들의 기득권을 지켜줄 지도자도 없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현재 16세 이하 미국인 가운데 백인은 절반도 안 된다. 백인들에겐 이번 대선은 자신들의 자녀가 살아갈 미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급여세 감면까지 공약으로 내걸었다. 미국 백인들은 과연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백악관의 주인을 바꿀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을 회복하며 바이든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최근 실시된 11차례의 여론조사 결과를 집계한 결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전국 지지율은 평균 49.7%로 트럼프 대통령(42.8%)을 6.9%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선 결과를 결정지을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위스콘신 아리조나 등 6개 주요 경합주에선 지지율 격차가 평균 3.1%포인트에 불과하다.
지금 당장 투표를 한다면 바이든이 이기겠지만 대선까진 아직 두달 가까이 남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를 예단하기엔 이르다.
11월3일 대선에서 미국 백인들은 누굴 선택할까. 그들의 결정에 앞으로 4년 한반도를 비롯한 전세계의 운명이 좌우된다.
백인들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 만큼 그들의 기득권을 지켜줄 지도자도 없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현재 16세 이하 미국인 가운데 백인은 절반도 안 된다. 백인들에겐 이번 대선은 자신들의 자녀가 살아갈 미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급여세 감면까지 공약으로 내걸었다. 미국 백인들은 과연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백악관의 주인을 바꿀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을 회복하며 바이든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최근 실시된 11차례의 여론조사 결과를 집계한 결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전국 지지율은 평균 49.7%로 트럼프 대통령(42.8%)을 6.9%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선 결과를 결정지을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위스콘신 아리조나 등 6개 주요 경합주에선 지지율 격차가 평균 3.1%포인트에 불과하다.
지금 당장 투표를 한다면 바이든이 이기겠지만 대선까진 아직 두달 가까이 남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를 예단하기엔 이르다.
11월3일 대선에서 미국 백인들은 누굴 선택할까. 그들의 결정에 앞으로 4년 한반도를 비롯한 전세계의 운명이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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