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0.9.11/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이우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특혜 의혹과 관련해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지난 10일 의원총회에서 '엄호' 기조를 세웠지만, 지도부 일각에선 국민 정서 악화를 우려하며 수습 방안을 고심 중이다.

12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11일)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은 추 장관과 아들에게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여전히 국민 정서상 불편한 부분이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김종민 최고위원을 필두로 일부 여당 의원들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며 일부 의혹이 해소된 부분이 있지만, 위법 여부와 무관하게 국민 정서상 용인하기 힘든 부분이 남아있다는 지적으로 보인다.

비공개 최고위에선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입장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리는 당시 "저와 같은 국무위원의 자녀 문제로 심려를 끼쳐 민망한 생각"이라며 "조속하게 정리가 돼서 국민들이 이런 문제로 더 걱정하지 않게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했다.

특히 정 총리는 인터뷰 과정에서 "이 문제가 검찰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면 다른 방법으로 상황을 정리할 수도 있겠지만"이라고 했는데, 이 '다른 방법'을 "정치적인 방법"이라고 부연하면서 추 장관의 거취에 대한 언급이 아니냐는 해석이 불거졌다.


지도부 내에서는 '총리께서 많은 고민 끝에 내놓은 언급'이라는 입장과 '지금은 타이밍이 아니다'란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이낙연 대표는 일정 참석차 자리를 나서면서 "최고위원들께서 의견 수렴을 잘해 달라. 대표 명의가 필요한 대응을 비롯해 추후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말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같은 날 최고위 공개 발언에서는 최고위원들을 중심으로 추 장관을 엄호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지난해 '조국 사태'를 소환하며 야당과 언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에는 당 유튜브 채널의 '긴급 팩트체크' 방송을 통해 비슷한 내용이 전파를 탔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의 설훈 의원, 김종민 의원, 황희 의원은 11일 오후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복무 시절 특혜 의혹과 관련해 '긴급 팩트체크'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했다. (사진=유튜브 방송 갈무리) © 뉴스1

이러한 혼란은 민주당이 지난 10일 비대면 화상 의원총회에서 엄호 기조를 세운 지 하루 만에 감지된 것으로, 당시 의원총회에서는 사실관계에 기반한 당 차원의 적극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전부였다.

그러나 당내 신중론자 사이에서는 이러한 기조가 자칫 국민들의 반감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내주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의 집중 공세가 더해질 경우 장기적으로 여권 전체에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중요한 것은 앞으로 더 이상 부담이 가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이라며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문제가 아니다.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조국 사태' 만큼은 아니지만 흔들리는 여권 지지율도 지도부의 고민거리다.

전날 공개된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 9월2주차 조사에서 대통령 국정수행 긍·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p)씩 상승한 46%과 44%를 각각 기록했다. 한국갤럽은 추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해 "현 시점 기준 파급력은 그때(조국 사태)만큼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으나, 무당층의 부정평가가 56%로 긍정평가(29%)를 크게 앞섰고 20대 지지율은 3주간 상대적으로 큰 변화를 보였다.

앞서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20대와 50대의 여권 지지 이탈이 감지됐다. 조국 사태 때와 달리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며, 민주당 정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좁혀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대정부질문을 앞둔 추 장관이 조만간 공개 사과 입장을 내놓거나, 주말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추 장관의 거취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는 과정으로 결론이 내려진 게 없다"면서도 "거취까지 논의될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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