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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가 전쟁에 얼마나 가까이 가 있었는지 사람들은 모른다"면서 2017년 미국과 북한이 전쟁 직전까지 갔었다고 여러 차례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 소속 밥 우드워드 부편집장은 오는 15일(현지시간) 신간 '격노(Rage)'의 출간을 앞두고 미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미국을 겨냥한 북한 미사일을 격추시킬 권한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이에 매티스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대비해 군복을 입고 잤고, 기도를 위해 워싱턴대성당을 찾기도 했다.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보도로 유명한 우드워드는 2019년 12월 5일부터 2020년 7월 21일까지 총 18차례 트럼프 대통령을 인터뷰한 뒤 이 책을 집필했다.
CNN 등 매체들은 신간의 주요 내용을 미리 입수해 최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에드워드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기로 결심하면서 북미는 전쟁을 피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 내가 아니었으면 전쟁 치렀을 것 :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12월 13일 에드워드에게 전쟁과 관련해 "그(김정은 위원장)는 완전히 갈 준비가 돼 있었다"며 "그가 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우리는 만났다"고 전했다.
에드워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달 30일 인터뷰에선 "내가 대통령이 아니라며, 우리는 아마도 (북한과) 전쟁을 치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측근에게 "우리는 그것이 진짜인지 아니면 허세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 주고 받은 27통의 친서 =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친서 27통을 주고 받았다면서 관련 내용도 책에 담았다. 이중 2통은 트윗으로 공개됐지만 나머지 친서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드워드는 친서는 "원탁의 기사들 혹은 구혼자들이 할 수 있을 것 같은 개인적 충성 선언"으로 차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8년 12월 25일 서한에서 약 6개월 전 열렸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상기시키며 "온 세계가 큰 관심을 갖고 지켜봤던 아름다고 성스러운 장소에서 각하(Your Excellency)의 손을 굳게 잡았던 그 역사의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썼다.
이어 "전 세계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환상적인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나와 각하 사이의 또 다른 역사적인 만남을 다시 한 번 보게 될 것"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기대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1월 2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나는 방금 김정은으로부터 훌륭한 편지(great letter)를 받았다"며 취재진을 향해 자랑하듯이 친서를 들어 올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2월 28일 서한에서 "당신과 마찬가지로 우리 두 나라 사이에 위대한 성과가 있을 것이며, 그것을 할 수 있는 지도자는 당신과 나 둘뿐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회신했다.
김 위원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 뒤인 2019년 6월에 "103일 전 하노이에서 우리가 공유했던 매순간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영광의 순간이기도 했다"며 "나는 우리 사이의 깊고 특별한 우정이 마법의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썼다.
김 위원장은 또 "나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우리의 독특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또한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가졌던 첫 만남에서 보여준 당신의 의지와 결의를 여전히 존경하며 나의 희망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현실은 새로운 접근방식과 그에 필요한 용기가 없었다면 문제 해결 전망은 암담할 수밖에 없다"며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에 맞서 북미 관계 정상화를 1항으로 하는 싱가포르 합의의 이행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6월, 남북미 비무장지대(DMZ) 3자 회동 전 서한에서 "당신과 나는 득특한 스타일과 특별한 우정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당신과 나만이 협력해 두 나라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고 70년 가까운 적대 관계를 종식시켜 우리의 모든 기대를 뛰어넘는 한반도 번영의 시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은 역사적일 것"이라고 화답했다.
DMZ 회담 이후엔 김 위원장에게 "오늘 당신과 함께한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며 친서에 회동 소식을 전한 뉴욕타임스(NYT) 1면 복사본을 첨부했다. 2일 뒤 보낸 서한에선 회동 사진 22장을 담았다.
김 위원장은 한 달 뒤, 반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조가 다소 달랐다. 우드워드는 "실망한 친구 혹은 연인" 같았다고 적었다. 김 위원장은 한미 연합훈련이 완전히 중단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정말 기분이 상해 있고, 이런 감정을 숨기고 싶지 않다. 나는 정말, 언짢다"며 "각하, 이렇게 허심탄회한 생각을 보내고 받을 수 있는 관계를 갖게 된 것에 대해 대단히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고 적었다.
◇ "한국에서 당장 미군 빼내라"=아울러 우드워드의 책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당장 미군을 빼내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관계를 깨뜨릴 위험이 있는 말을 했다면서 "한 가지 예를 들자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과 한국에서 미군 철수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즉각 서둘렀다. '그들을 내보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명령했다"고 책에 썼다.
이에 당시 매티스 장관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에게 "그건 미친 짓이다. 너무 위험하다"고 말했다. 미국 동맹들의 해체 가능성은 두 사람 사이에 자주 논의되는 주제였다고 우드워드 기자는 전했다.
당선 후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장관 임명을 위해 매티스를 인터뷰하는 자리에서는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나 그 밖의 동맹국들에 호구 짓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드워드에게도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남한을 보호하고 있다. 그들로부터 텔레비전과 선박, 그 밖의 모든 것을 사줘서 거액을 벌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남한은 정말 많은 돈을 번다. 그들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100억달러가 든다. 우리가 호구들(suckers)"이라면서 직설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 "김정은, 장성택 시신 계단에 전시" =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참수한 고모부 장성택의 시신을 계단에 전시했다고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살해한 것에 대해 내게 생생하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은 장성택 시신을 고위 간부들이 사용하는 건물의 계단에 전시했다"며 "잘린 머리는 가슴 위에 놓았다"고 설명했다.
장성택은 김 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의 남편이다. 지난 2013년 12월 반역과 부패 등의 혐의로 처형됐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자신과 김 위원장과의 친밀한 관계를 강조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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