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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보다 강화된 양형기준이 마련됐다. 아동·성착취물 제작 등 범행을 저질러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는 비판적인 여론을 감안한 결과물이다. 이제 판사 재량이 아닌, 대법원에서 제시한 강력한 처벌 기준에 따라 엄정한 처벌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전날(14일) 104차 회의를 열고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대폭 강화한 양형기준을 확정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n번방' 사태로 주목받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범죄의 최대 형량이 징역 29년3개월까지 대폭 강화됐다는 점이다. 특별가중인자가 2개 이상 존재하고 2번 이상 범죄를 저지른 '다수범'과 반복 범행을 저지른 '상습범'에 30년에 가까운 징역형을 권고한 셈이다.

기존에는 'n번방' 사태와 같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위반 범죄는 '무기징역 또는 징역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범위 안에서 판사 재량에 따라 형량이 정해졌다. 그러다보니 죄질에 비해 선고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비판 여론이 형성됐다.


양형위에 따르면 판사 66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 31.6%(211명)가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 범죄의 기본 양형으로 '징역 3년'이 가장 적절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법 감정을 반영한 새 양형기준은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위반 범죄에서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범죄의 경우 기본적으로 징역 5년에서 9년을 선고하도록 권고한다. 일반 가중인자를 적용할 경우 징역 7년~13년, 감경인자를 적용할 경우 징역 2년6개월~6년을 선고할 수 있다.


이는 동일하게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규정한 '13세 이상 청소년 강간죄'와 '재물취득 목적 13세 미만 약취·유인죄'보다 형량이 높다. 가중 처벌 시 13세 이상 청소년 강간죄는 징역 6년∼9년, 재물취득 목적 13세 미만 약취·유인죄는 징역 5년∼8년이 각각 권고된다.

양형기준은 구속력이 없지만 판결 시 양형기준에 따르지 않는다면 그 이유를 적어야 해 대부분의 판사들이 지키고 있다.


다만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여론을 야기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경우 새 양형기준 적용 대상이 아니다. 양형기준은 효력이 발생한 이후 공소제기된 범죄에 대해 적용할 수 있고, 항소심에서 적용되지 않도록 규정한다.

이번 양형기준은 의견조회와 공청회를 거쳐 오는 12월 양형위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인데, 관보에 게재된 다음 날부터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르면 12월 이후 관련 범죄 판결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공소제기 이후에 효력이 발생한 양형기준이라도 판사가 판결 시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게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기 때문에, 조주빈 역시 강화된 양형기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주빈은 새 양형기준에서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 제작·배포,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의 혐의를 받는다. 아동·청소년 피해자가 8명에 달하는 데다 죄질이 불량해 특별가중인자가 2개 이상 적용되는 '다수범'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의 전망이다.

양형위는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 등 특별가중인자를 8개 제시했다. 특별가중인자가 2개 이상 존재할 경우 가중영역 최대치인 징역 13년의 2분1을 더해 최대 징역 19년6개월을 선고하도록 권고한다.

여기에 특별가중인자가 2개 이상 있고, 범죄를 2건 이상 저지른 '다수범'이나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상습범'은 다시 2분의1이 가중돼 최대 29년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이른바 '몰카' 등 범죄(성폭력처벌법 제14조) 역시 '다수범'이나 '상습범'에 대해 최대 6년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하고, 제작물을 영리 목적으로 반포하면 최대 징역 18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

또 해당 범죄로 인한 형사처벌 전력이 없어도 해당 범행 전까지 단 한번도 범행을 저지르지 않은 경우여야 감경될 수 있으며, 불특정 또는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하거나 상당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감경요소로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제한 규정도 신설돼 형량을 낮추기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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