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환 인천공항 사장이 16일 오후 공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의 해임 추진에 대해 반발하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장동규 기자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이달 초 서울 모처에서 국토교통부 고위관계자와 식사를 하다가 자진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구 사장 해임을 추진하는 사실이 알려진 지난 16일 그는 인천국제공항 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사퇴를 생각할 수 없었고 여기까지 오게 된 건 불과 일주일밖에 안 걸렸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지난 6~7월 2개월간 국토부 감사를 받고 지난 14일 그에 대한 결과를 등기로 수령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구 사장에 대한 감사 결과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됐다며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 해임을 건의한 상태다. 국토부의 해임 건의 사유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태풍 부실대응과 행적 허위보고, 기관 인사운영의 공정성 훼손 등이다.


구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때 태풍 ‘미탁’ 대비를 위해 조기퇴장했다가 같은 날 저녁 경기 안양시 사택 인근 고깃집에서 법인카드로 23만원을 사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올해 1월엔 공사 직원이 부당한 인사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자 그를 직위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구 사장은 “당시 공항이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나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할 상황이 아니었고 국감에서 해명했다”고 주장했다. 인사 문제에 대해선 “인사위원회가 직위해제를 결정한 것으로 이는 인사권자의 재량”이라고 해명했다. 구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 운영위원회가 해임안을 의결할 경우 법적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국공 사태 책임 전가?

구 사장은 국토부의 해임 사유와 관련 최근 불거진 보안검색직원의 직접고용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른바 '인국공 사태'로 불리는 이번 사건은 보안검색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놓고 노조와 청년 취업준비생들이 '불공정 채용'이라며 반발했다.

구 사장은 “정규직 전환 발표 당시 노조가 길을 막고 몸을 압박해 3개월간 통원 치료도 받았는데 관계기관에서 격려나 위로도 없이 해임하려고 한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구 사장은 노조집행부 5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그는 “인사철이 되면 노조위원장이 찾아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며 인사 청탁을 했다. 처음 두번 정도는 참고했는데 인사 혁신을 통해 들어주지 않자 반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에는 너무 훌륭한 인재만 모이다 보니 그들만의 세계에 아무도 접근 못하게 성벽을 쌓고 이질적인 보안검색 직원의 직고용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구 사장의 해임안이 상정되는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는 오는 24일 열릴 예정이다. 국토부의 해임 건의 사유가 부적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기관장 해임 사유는 수사 및 감사 결과나 경영평가, 비위 등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임 요건에 해당할지는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