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종 수원고법 부장판사(60·전 서울서부지방법원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뉴스1
수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이태종 수원고법 부장판사(60·전 서울서부지방법원장)이 1심 재판 결과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는 18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법농단 관련 사건 중 4번째 무죄 판결이다.


재판부는 이 전 원장에게 수사확대 저지 목적이 없었고, 지시한 사실이나 공모한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렵기에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이 사건 보고문건에 직무상 취득한 기밀이 일부 포함됐다”면서도 “이 전 원장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이런 지시를 부탁받은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수사확대 저지 조치에 대한 실행을 마련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원장은) 법원장으로서 철저한 감사를 지시한 것으로 보이며 수사확대 가능성에 대한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 전 원장에게 수사확대 저지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더해 “이 전 원장이 법원 직원이나 영장전담 판사에게 영장청구서 사본 확보 및 관련자 진술 파악을 지시했는지 살펴봐도 이 전 원장이 지시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관련자 진술을 종합하면 이는 기획법관인 하급직원의 요청일 뿐 이 전 원장의 지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해당 하급직원은 임 전 차장의 지시로 보고문건을 보냈고, 이 전 원장의 작성지시는 없었다며 다만 보고 중 일부는 이 전 원장에게도 보고했다고 진술했다”며 “이 전 원장이 일부는 알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모를 인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당시 해당 직원의 진술이 정확한 기억에 의한 것인지도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전 원장이 영장청구서의 사본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가정해도 이는 법원장으로서의 정당한 업무로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나머지 지시 역시 관련자의 진술을 종합해 보면 위법부당한 지시를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이 전 원장의 지시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려운 이상 의무가 아닌 일을 했는지 여부는 판단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전 원장은 지난 2016년 8월부터 11월까지 서부지법 소속 사무원의 비리 수사가 시작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수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원장은 판결 후 “올바른 판단을 해주신 재판부께 감사드린다”며 “30년 넘게 일선 법원에서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재판해 온 한 법관의 훼손된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헌법상 영장주의 취지를 오염시키고 훼손했으며, 조직 보호를 위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점에서 범행이 매우 중대하다”며 이 전 원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앞서 현직 판사의 신분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신광렬·조의연·성창호 판사는 지난 2월 열린 1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