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대전 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대전충남지부에서 내방객들이 독감예방접종을 맞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김기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막기 위해 방역당국이 진행한 독감 무료 예방 접종 사업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유통 과정 중인 독감 백신 500만 도즈 중 일부가 상온에 노출된 것이 파악돼서다. 최악의 경우 폐기의 가능성도 남아있어 독감 백신 확보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은 22일 긴급 브리핑에서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을 품질이 확인될 때까지 일시 중단할 계획"이라며 "유통상의 문제점이 발견된 백신은 오늘부터 인플루엔자 국가 예방접종을 시작하려고 준비한 13~18세 어린이 대상의 정부조달계약 물량"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오늘부터 시작되는 임신부 및 만 13세, 만 18세 미만 어린이와 기존의 2회 접종 대상자에 대한 예방접종이 모두 중단됐다.

당초 정부는 올해 1900만명을 대상으로 국가무료예방접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중 신성약품과 조달계약을 통해 1259만 도즈를 공급받기로 했다. 이 중 약 500만 도즈가 공급 도중 일부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물량은 아직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다.


국가예방접종사업의 유통과정은 도매상과 한군데와 계약을 통해 이뤄진다. 해당 업체는 각 제약사로부터 공급확약서를 받아 백신을 공급받아 일선 의료기관으로 유통 공급하게된다. 일부 배송에 있어선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 청장은 "시험검사 의뢰를 받은 독감 백신에 대한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항목에 대한 시험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품질 검증까지 대략 2주를 예상하고 있다"며 "검사나 검토가 진척이 있을 경우 그 전이라도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된 백신 왜?


문제가 된 백신은 유통하는 과정 중 냉장온도 유지되지 않았다. 즉 제조상의 문제, 생산상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백신이 상온에 노출될 경우 제일 크게 영향을 받는 부분은 단백질 함량 감소다. 이는 효과가 없거나 떨어진다는 뜻이다. 독감 백신의 경우 사백신(병원균을 죽여서 만든 백신)으로 단백질 함량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예방효과가 줄어든다.

보통 독감 백신은 유통과정에서 냉장 보관을 통해 2~8도를 유지해야 하지만 이를 유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 청장은 "이번 중단은 신고 접수로 이뤄졌다"며 "신고 접수 내용에는 백신 효과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명확하게 확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현재까지 11만8000명 정도의 예방 접종이 진행됐다"며 "아직까지는 이상 반응이 신고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사진=뉴스1 장수영 기자

백신 일정 차질 빚을까


질병청은 백신 일정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바라봤다. 다만 문제가 된 물량인 500만 도즈의 전량 폐기로 인한 물량 확보가 관건일 것으로 진단된다.

정 청장은 "유통과정 조사에서 품질시험을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며 "아직 (전량 폐기) 등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제조상의 문제는 아니다"며 "냉장상태로 제품이 의료기관에 공급되야 하지만 공급망 안에서 냉장온도 유지가 안된 의심 사례가 신고된 부분"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올해는 다른 해보다는 한 달 가량 예방접종을 먼저 시작했다"며 "접종 대상자가 확대됐지만 접종일정은 계획된 일정되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