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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국민 70.9%가 개천절 '드라이브 스루'(승차) 방식의 집회를 금지해야 한다고 답한 여론조사가 발표됐지만 국민의힘 인사들은 여전히 애매한 입장을 취하거나 집회를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 집회 강행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추석 연휴 기간 대규모 장외집회에 대한 우려가 아직도 높다. 이번 연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최대의 고비인 만큼 방역당국의 지침에 최대한 협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때로는 절제된 분노가 국민 공감대를 확산하고 결과적으로 큰 파괴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개천절 집회에 대해 이같이 짧게 언급했다.
전날(23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드라이브 스루 집회에 대해 "방역과 교통에 방해가 안 된다면 헌법상 권리"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당 지도부의 명확한 입장을 기대했지만 다소 김빠지는 설명이었다.
김 위원장이 말한 '대규모 장외집회'가 드라이브 스루 집회까지 포함하는 지도 불명확하고 '절제된 분노'는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조장하는 듯한 발언으로 들리기도 한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개천절에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집회가 불허되자 '드라이브 스루' 형식의 집회를 열 것을 주장해왔다.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서 "정권이 방역 실패 책임을 광화문 애국 세력에게 뒤집어씌우는 마당에 또다시 종전 방식을 고집하여 먹잇감이 될 필요는 없다"며 "이번 광화문 집회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좋겠다"고 말했다.
민경욱 전 국민의힘 의원 역시 비슷한 발언을 했다. 민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으로 "차도 코로나에 걸리냐"며 정부의 드라이브 스루 집회 불허 조치를 비꼬았다.
경찰은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집회를 준비하는 단체를 대상으로도 집회를 불허한 바 있다.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새한국)은 차량 총 200대, 참석인원 총 200명으로 대규모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신고했지만 경찰은 단체를 집회 금지대상으로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방역당국의 집회금지기준, 주요도로 교통정체 및 교통사고 우려, 대규모 집회 확산 가능성을 감안해 금지통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드라이브 스루 집회까지도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차량에서 사람들이 내리기만 하면 광복절 광화문 집회 때와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을뿐더러 집회 이후 음식점이나 화장실 등으로 사람이 몰리면서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을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당 측은 국민의힘 지도부와 당내 인사들이 지속해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집회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드라이브 스루라는 이름으로 광기를 숨기지 말라며 차량 시위 역시 폭력이 예상되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게 예측된다면 금지가 당연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힘은 일상을 반납하고 코로나와 싸우는 국민과 함께할 것인지 코로나 확산세력과 함께 할 것인지 분명하게 결단해야한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25명 늘어난 2만3341명이다. 신규 확진자는 이틀째 세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아직 8.15 광복절 집회를 통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다.
감염병 확산이 두려운 국민들은 집회 방식이 '드라이브 스루'라고 하더라도 집회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전날 전국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9%가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금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과거 8.15 광화문 집회 당시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은 도로를 점거하거나 경찰을 폭행하는 모습을 보인 데다가 마스크를 벗고 둘러앉아 음식을 나눠 먹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큰소리로 경찰에게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당시 법원은 100명의 소수 인원이 참석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해 집회를 허용한 바 있다.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허용했을 때 음식점이나 화장실 등에 사람들이 몰려 방역수칙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확진자 수는 세 자릿수를 유지하면서 경각심을 늦추기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국민의힘도 '드라이브 스루' 집회에 대한 입장을 지금이라도 명확히 표명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모두가 행복한 한가위를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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