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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정부 규제로 최근 아파트 매매가가 잠잠해졌다. 이번엔 전셋값이 펄펄 끓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전셋값이 매매가를 따라잡았다. 가을 이사철 성수기를 맞아 이주를 계획하던 세입자는 실종된 매물과 치솟은 전셋값에 발을 동동 구른다. 세입자 주거불안을 가중시키며 치솟는 전셋값. ‘대란’의 서막일까 국지적인 몸부림일까.
집주인 : “다름이 아니라 우리 아들이 그 집에 들어가야겠어요.”
이번 법개정으로 세입자 권리가 한층 강화된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대한법률구조공단과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는 세입자가 소위 ‘갑질’을 당해도 집주인이 조정에 동의하지 않으면 중재가 진행되지 않았다. 앞으론 반대로 집주인이 조정을 요청해도 세입자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중재 절차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치권 일부와 시민단체는 법률 조항에 재건축·재개발이나 집주인의 실거주 목적 등을 재계약 거절 사유로 인정해 세입자에게 여전히 불리한 법안이라고 주장한다.
세입자-집주인 가운데 어느 쪽이 부당한 계약이나 계약 파기를 요구하고 갑질 행위를 하는지는 개별 사안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지금도 앞선 사례와 같이 집주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고 계약서상 의무인 중개보수 부담을 선심 쓰듯 하는 사례도 여전히 있다. 물론 법 조항을 악용한 세입자가 재계약 이후에 변심해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집주인 피해 사례도 있다.
이번 전세대란의 원인은 ▲저금리로 인한 집주인의 전세 기피 현상 ▲임대차 재계약 증가 ▲매매수요 감소와 전세수요 풍선효과로 분석된다. 갭투자자(세입자가 사는 집을 매매가-전세가 차액만 내고 매수) 집인 경우 실거주 분쟁 리스크를 우려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있다.
실거주 목적으로 갭투자한 집의 세입자가 재계약을 요구할 경우에 대비해 공실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소수일 뿐 실제로는 전세가-매매가가 역전된 ‘깡통전세’가 속출하는 상황에 오히려 세입자 보증금을 보호하는 안전장치로서 갭투자 제한은 불가피한 규제라는 지적도 있다.
임대차보호법 2개월 '세입자 안정' 효과 있었다
서울시 전세계약 통계는 전입신고·확정일자 신고기준에 따라 집계된다. 일반적으로 전세 재계약 때는 전입신고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체 거래가 줄어든 현상은 신규계약이 감소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즉 전세수요가 일정하게 유지됐다면 신규계약 대비 재계약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집값 하락 전망과 세입자 권리 강화로 전세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 거래가 줄어든 것은 매물 감소의 영향도 있지만 재계약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 가뭄현상은 일반적으로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전세 실거래가는 하락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부동산정보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는 평균 4억1936만원으로 7월 대비 3806만원(8.3%) 내렸다. 6월에 이어 두달째 하락이다.
다만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셋값 상승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가을은 전세시장 성수기인 데다 내년 하반기 시작되는 수도권 3기신도시의 사전청약 대기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9~11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1.0% 이상 올랐다. 전세 품귀현상이 심각했던 2013년과 2015년엔 각각 4.1%, 3.5% 상승했다.
직방에 따르면 3기신도시 하남의 아파트 전셋값은 올 들어 13.3% 올라 경기지역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남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축아파트 전셋값이 입주 당시보다 2~3배 올라 기존 세입자 중에 나가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에 전세 재계약 수가 증가해 매물 출회가 감소하고 아파트 청약을 위해 무주택 상태를 유지하는 수요가 증가했다”며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려는 움직임도 반영돼 7~8월 서울 전셋값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입자-집주인 싸움 붙이는 법 해석 안돼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새로운 규제로 세입자를 내보내야 하는 집주인은 그동안 어디에 살고 있었나. 자기 집이면 전세를 내놓을 것이고 전세로 살았어도 그 집이 다시 전세로 나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 교수는 “누구든 집을 사고 싶은 욕망을 정부가 가로막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왜 월급을 많이 받고 싶은 욕망에 대해선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지 논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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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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