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오른쪽)이 2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개최된 ‘국적증서 수여식’에서 ‘안광훈’ 신부에게 특별공로자 국적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20대 청년으로 한국에서 광훈의 이름을 받았고, 54년이 흘러 80세에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다. 자랑스럽다"

한국 땅에서 50년이 넘도록 저소득층 복지에 힘쓰며 '달동네 주민의 대부'로 살아온 뉴질랜드 출신 안광훈 신부(79·본명 브레넌 로버트 존)가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24일 오전 11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안광훈 신부에게 특별공로자 국적증서를 수여했다. 특별공로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 기존의 외국 국적을 유지하며 복수국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추 장관은 축사에서 "신부님이 대한민국 국민이 돼 첫 번째로 맞이하는 한가위가 어떤 때보다 특별한 의미일 것"이라며 "양 국가간 우호와 협력을 돈독히 하는 가교가 되고 훌륭한 민간외교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신부는 "한국은 제2의 고향이 아니라 고향 그 자체"라며 "'이방인'이 아닌 '온전한 한국인'으로 살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이런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대한민국 정부에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안 신부는 수십년간 철거민 등 저소득층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온 '달동네 주민의 대부'로 불린다.


1941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1965년 호주 시드니 골롬반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사제서품 뒤 1966년 한국을 찾았다. 이후 서울 돈암동 골롬반 한국지부에서 2년, 삼척·정선성당 주임신부 등을 지냈다.

안 신부는 1966년 원주교구 주임신부로 임명된 이래로 탄광촌 주민들의 권익보호에 앞장섰다. 1981년 서울 목동성당 주임신부를 맡으며 도시빈민과 인연을 맺었다. 목동신시가지 계획이 발표된 후 성당 근처 안양천변에 살던 사람들이 쫓겨나는 모습을 보며 철거민들과 함께 반대운동을 했다.


철거민들에게 목동성당 본당 건물을 빌려주기도 했고 철거민 대표자들이 경찰에 연행되지 않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1984년에는 골롬반외방선교회의 도움을 받아 철거민들이 모여살 수 있는 마을을 경기도 시흥에 마련하기도 했다. 1999년 '솔뫼협동조합'을 설립해 저소득층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도 힘썼다.

IMF환란사태로 실업자가 된 이들의 일자리 창출과 생활안정을 위한 활동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2016년 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삼양주민연대'를 설립해 지역맞춤형 일자리 창출, 마을기업 사업을 진행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봉사분야의 서울시 복지상, 2014년 인권·봉사분야의 아산상 대상을 받기도 했다.

안 신부는 대한민국의 9번째 특별공로자다. 2012년 한국 의료 발전에 지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국적 인요한 박사가 최초로 특별공로자로 인정받은 이래 한민족 학교 설립자인 러시아 국적 엄넬리 박사, 최초의 무료급식소 '안나의 집'을 설립한 이탈리아 국적 김하종 신부 등 8명이 특별공로자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는 안 신부를 축하하기 위해 필립 터너 주한뉴질랜드 대사, 유경촌 천주교서울대교구 사회사목 교구장 대리주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송다영 서울시 여성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2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개최된 ‘국적증서 수여식’에서 ‘안광훈’ 신부에게 특별공로자 국적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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