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9일 오전 대전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전본원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현장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명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악재가 발생했다. 코로나19에 재감염되는 사람들이 발견되고 있어서다. 재감염이란 코로나19에서 완치 판정을 받았다가 다시 확진되는 사례를 말한다. 특히 코로나19 재감염 사례를 보면 첫 확진 이후 두번째 확진까지 반년도 걸리지 않았다. 백신을 맞더라도 사람마다 항체 형성 기간이 매우 짧아 효과가 오래 지속적이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미 국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이 나와도 독감처럼 상시적으로 유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로나19 환자의 치사율은 2.0%. 무증상 감염자를 포함하면 0.5~1.0% 정도다. 겨울철 계절 독감보다 치사율이 5~10배 높은 바이러스와 해마다 싸워야 하는 셈이다.

국내 재감염 의심사례 보고


9월21일 국내에서 재감염 의심환자 사례가 보고됐다. 20대 여성인 이 환자는 지난 3월 확진 후 완치됐다가 4월에 다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현재까지 방역당국의 조사 결과 1차 때보다 증상이 미약했고 기침과 가래 정도 증상만 나타났다.

하지만 이 여성의 몸에서 서로 다른 유형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실이 공개됐다. 이 여성의 바이러스 유형은 1차 입원 때는 V그룹, 2차 입원 때는 GH그룹으로 판명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V그룹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로 2~3월 대구·경북에서 유행한 유형이다. 반면 GH그룹은 유럽과 미국 등에서 유행하는 것으로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사태 때 유행했다. 

방역당국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코로나19의 변이로 이뤄진 재감염이 면역·항체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봤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재감염 사례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고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는 큰 영향은 없다”고 일축했다.


해외 재감염 사례 어떻길래


해외에서도 비슷한 재감염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위협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내용을 보면 전부 상이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세계에 보고된 재감염 사례는 총 6건이다. 구체적으로 ▲홍콩 1건 ▲미국 1건 ▲벨기에 1건 ▲에콰도르 1건 ▲인도 2건 등이 발생했다.

8월24일 홍콩에서 재감염 사례가 처음 보고됐다. 33세 홍콩 남성은 발열·인후통·기침 등으로 지난 3월 확진 후 완치 판정을 받았다. 스페인을 다녀온 이 남성은 4개월여 만에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염기서열 분석 결과 서로 다른 계통의 바이러스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국내 사례와 마찬가지로 앞선 1차 확진 때보다 증상은 미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두번째 보고된 미국인 사례의 경우 앞선 홍콩 사례와 대조적이다. 미국 네바다주 레노시에 거주하는 25세 남성은 기침·인후통·두통·설사 등으로 3월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한달 뒤 증상이 소실됐고 5월9일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불과 22일만인 5월31일에 두번째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앞선 홍콩 사례와 달리 2차 감염 때 증상이 더 악화됐다. 호흡곤란과 인공호흡 치료 등 중증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번째 사례는 벨기에서 나왔다. 벨기에 51세 여성은 3월9일 두통·발열·근육통 등 증상을 동반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3개월 후인 6월10일 코로나19에 재감염됐다. 두통·기침 등 증상은 나타났지만 1차 감염 때보다 약했다. 

특히 앞선 홍콩 재감염 사례에서 재감염 시 증상이 약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의료계에선 백신 개발이 긍정적인 것으로 봤다. 체내 기억세포인 T세포가 코로나19에 면역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탓이다. 하지만 두번째 사례에선 증상이 오히려 악화돼 이 같은 판단에 의문이 제기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재감염 사례는 앞으로 더 늘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계적으로 3000만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있기에 추적 검사로 재감염 사례가 많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코로나19 재감염 사례./사진=김민준 기자

백신 1년에 수 회 맞을 수도


유전형 변이에 따른 재감염을 통해 코로나19의 항체 보유 기간이 짧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실제로 앞선 해외 재감염 사례를 종합해보면 코로나19 항체 유지기간은 ▲홍콩 4개월 ▲미국 한 달 ▲벨기에 3개월로 해석된다. 항체를 보유한 완치자도 쉽게 재감염될 경우 백신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실제로 홍역은 백신 접종 1번만으로도 평생 예방이 가능하다. 반대로 독감은 백신의 효능과 지속기간이 제한적이어서 반복 접종이 필요하다. 코로나19는 후자에 속할 확률이 크다. 즉 독감 백신과 같이 코로나19 백신을 해마다 또는 6개월마다 접종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신의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이번 재감염 사례를 볼 때 항체가 빨리 없어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며 “다만 백신의 효과 자체를 부정하기엔 의미있는 변이가 없었던 만큼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