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협조해 집합금지 받아들였는데…소상공인 지원에선 배제
"생계곤란자 위한 긴급생계지원금 받을 수 있어"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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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추석 전 지급을 목표로 정부의 '2차 재난지원금' 세부 항목들에 대한 신청·지급 과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정책에 대해 헷갈리는 점, 궁금한 점, 아쉬운 점을 댓글 등의 통로로 제보하시면 <뉴스1> 기자가 정책 당국자에 대신 질문을 하겠습니다. 본 기사 댓글에도 질문을 남겨주시면 후속 시리즈를 통해 궁금증을 풀어드리고자 합니다.
(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 = #젊을 때부터 탁구를 좋아했던 B씨(50)는 경기도의 한 동네에서 탁구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상가 건물에 자리를 잡고, 달마다 회비도 받았다. 가끔 탁구를 치러 오는 사람들에게 사용료도 받았다. 클럽 이름을 적은 간판도 내다 걸었다.
비록 탁구장에서 작은 소득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B씨가 탁구장 '영업'을 한다고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B씨는 탁구장에 대해 영업신고나 사업자등록을 하지는 않고 있었다. 사실상 영업중이었지만 법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던 셈이다. 클럽 회비는 B씨 개인 계좌로 받거나 현금으로 받았다. 당연히 그 돈을 과세관청에 신고하지도, 소득세를 내지도 않았다.
사업 경험이 없던 B씨는 법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을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B씨는 소득이 일정 상한선을 넘지 않으면 어차피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들었다. B씨네 탁구장으로 들어오는 돈은 그 상한선의 5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어렴풋이 생각하고 넘겼다. 그리 규모가 크지 않아서 나라에서도 문제삼지 않나보다 싶었다.
그러던 중 지난 8월 동사무소에서 집합금지 조치 안내문이 날아왔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9월 중순쯤까지 탁구장에 사람이 모이는 것을 금지해달라는 내용이었다. B씨는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정부의 요청에 응했다. 그런데 클럽 회비가 줄면서 B씨는 탁구장의 상가 임대료가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코로나19 충격인가. '2차 재난지원금' 얘기가 나왔을 때 B씨는 자신이 겪은 손해도 당연히 정부가 보전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B씨는 2차 재난지원금의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의 필요에 응해 협조했는데, 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일까. 동사무소에서는 '소상공인이 아니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집합금지업종'인건 맞는데, 소상공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B씨가 사업자 등록을 안 했던 건 맞다. 하지만 정부는 자기가 필요할 때는 사업장처럼 취급하면서 집합금지 조치를 내렸으면서, 지원금을 줄 때는 또 사업장이 아니어서 못 주겠다고 한다. B씨는 이것이 모순적이라고 느꼈다.
또 전국에는 B씨처럼 사업자 등록 없이 탁구장을 운영하던 사람들이 꽤 있다. 탁구장 자체가 본인 취미로 마련하면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도 이번에 거의 모두 정부 조치에 따라 탁구장 문을 닫았고, 그러면서도 새희망자금 지원대상에서는 제외됐다. 만약 이들의 협조에 대해 정부가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들이 다시 방역에 협조할 이유가 있을지 B씨는 의문이다.
다음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뉴스1>이 직접 통화해 들은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의 답을 정리한 것이다.
Q)B씨와 같은 경우는 2차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건가?
A)이 분이 만약 사업자등록을 한 상태였다면, 이번에 소상공인으로 분류가 돼서 100만원을 받았을 것이다. 만약 다중이용 실내집합시설로서 이용 제한을 받아 200만원을 받아야된다고 생각한다면, 추석 끝나고 추가 신청을 통해 100만원을 더 받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분은 사업자등록이 안 돼있어서 이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지원금은 받을 수 없다. 이 분은 현행법상으로는 장사를 안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득 신고가 안 됐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소득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본인이 소득을 증명할 수 없는 형태로 사업을 했기 때문에 소상공인 지원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
다만 사업자등록 없이 시장에 좌판을 깔고 장사하는 사람을 무등록점포라고 하는데, 이분도 그와 같은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무등록점포자는 사업자 등록이 없다고 지원금을 못받는 게 아니다. 새희망자금이 아니더라도 보건복지부를 통해 생계가 어려운 사람을 위한 '긴급생계비지원'을 지원받으면 된다. 이렇듯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대상을 세밀하게 분류해 각 부처에서 그에 맞는 지원금을 마련해놨다. 이 분도 생계가 어려워진 것과 관련해 복지부에 문의하면 재난재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Q)그래도 B씨는 영업제한을 받은 데 대한 보상을 받고 싶다. 집합금지 조치를 할 때는 사업자처럼 취급을 하더니, 지원금을 줄 때는 사업자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A)방역당국이 사업장에 집합금지 조치를 취할 때, 모든 사업장에 대해 그곳이 영업 허가를 받고 사업자등록을 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 방역당국에는 그럴 권한이 없다.
만약 방역당국이 모든 가게에 대해 '영업 허가증을 내놓세요'라고 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이는 국민들을 모두 잠재적 범죄자 취급 하는 것이 된다. 때문에 영업 인허가 여부는 관련 관청에서 정기적으로만 확인하는 것으로 제한됐다.
방역당국이야 당연히 간판도 달려있고 영업도 하고 있는 것 같으니 와서 '영업하지 마세요'라고 조치했을 것이다. 그 가게가 실제로 영업허가를 받았는지 아닌지를 따져 묻지 않았던 것은 국민을 모두 범죄자취급 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 해당 탁구장을 공식 사업장으로 인정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Q)전국에 B씨와 같은 사람이 꽤 있다. 만약 이들이 정부의 방역조치에 협조하면서 감수한 손해를 보상해주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들 중 누가 정부의 조치에 협조할까?
A)소득신고를 하지 않고 무신고 영업활동을 한 것 자체가 이미 정부에 협조하지 않은 불법행위다. 매출이 얼마이든지 상관 없이, 조그만 분식집을 내더라도 누구든 장사를 하려면 관할 관청에서 영업허가증을 받아서 사업자 신고를 하게 돼있다.
또 영업 신고가 안돼있다는 말은 영업장에 보험도 가입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영업신고가 안돼있으니 어떻게 영업장에 대해 화재보험을 가입할 수 있겠나. 해당 시설 자체가 이미 위험시설 상태였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계가 어려운 국민이라면 누구든 복지부를 통해 긴급생계자금을 받는 방법도 여전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