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군대]'포스트 아베' 日, 방위비 60조 돌파…공격능력 확보?
원안 그대로 확정 시 역대 최대 규모
미-일 군사협력과도 밀접 연계…동북아 지역의 '창' 역할 日이 할 수도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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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일본이 내년도 방위 예산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5조4898억엔(약 60조7700억원)을 투입한다. 올해 예산보다 3.3% 증액된 규모로, 2013년 이후 9년 연속 증가세다.
이번 방위 예산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부가 출범하고 처음 집행하는 예산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방위력 증강' 기조를 스가 정부가 그대로 계승한 모습이어서다.
일본의 방위력 증강은 공격 능력 강화 움직임과 연결된다. 예산안에는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를 추가로 도입하고, 경항모 개조 사업도 꾸준히 추진하기로 했다.
2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이 지난달 30일 제출한 방위관계 예산 요구안은 예산 주무 부처인 재무성과 의회 심사를 거쳐 내년 3월 확정될 예정이다.
60조 원을 훌쩍 넘는 2021회계연도 방위비 예산이 원안 그대로 확정되면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우리나라 내년도 국방예산안(52조9174억 원)과 비교했을 때는 8조 원가량 더 많다.
방위성은 다차원적인 통합방위력 구축에 중점을 두고 예산안을 짰다고 설명했다. 예산안에 따르면 일본은 F-35A 전투기 4기 및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 전투기 2기를 추가 취득할 계획이다. 이중 F-35B는 경항모로 개조되는 호위함 '이즈모'와 '가가'에 탑재될 예정이다.
F-35A 전투기에 탑재할 중장거리 스탠드오프 미사일(JSM)을 추가 구입하는 비용도 내년 예산안에 포함됐다. 특히 JSM은 상대의 위협 범위 밖에서 타격할 수 있어, 원거리 공격능력을 확보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일본 정부는 F-35 전투기 보유 대수를 총 147대로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이러한 일본의 행보는 '포스트 아베' 시대에도 일본의 방위력 증강은 계속될 것이란 해석으로 연결된다. 아베 계승을 표방한 스가 정부가 기존 안보·방위정책을 이어받는다는 것이다.
아베 정부의 안보·방위 정책은 전후체제에서 탈피한 '정상국가'로 모아진다. 패전국이란 족쇄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본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전쟁이 가능한 국가'라는 개념도 포함된다.
이에 따라 아베 정부는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하고,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실시하고, 평화안전법제를 제정했다. 이를 통해 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하고, 금지됐던 무기수출을 허용하는 등 독자적인 방위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베 전 총리는 마지막 단계인 평화헌법 개정을 앞두고 물러나게 됐다. 그는 마지막 총리 임기의 핵심공약 중 하나로 개헌을 제시했는데 건강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를 따라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본 정치권 내에선 최근 '적 기지 공격능력' 논의가 화두가 되고 있다. 적 기지 공격능력 개념은 일본을 향한 적국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미사일 기지를 공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정부가 지난 6월 지상배치형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배치 계획을 취소한 것을 계기로, 집권 자민당을 중심으로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상대 영토 내의 미사일 발사 장소, 미사일 발사 시설 등을 공격할 수 있는지도 자위권에 포함되는지 등을 논의한 뒤, 이지스 어쇼어를 대체할 무기체계를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위성은 이지스 어쇼어의 대체안과 관련해선 내년도 예산액을 명시하지 않은 채 계속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만약 일본 정부가 적 기지 공격능력에 따른 미사일 저지력을 확정할 경우, 이지스 어쇼어 대체안은 공격능력 확보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
조은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방논단을 통해 "일본이 이지스 어쇼어 철회를 바탕으로 안보전략과 방위정책의 방향을 재설정하겠다는 정치적 의지를 표현했다는 점은 향후 일본의 방위정책에서 미사일방어체계가 갖는 전략적 의미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동맹국인 미국과의 군사협력과도 깊이 연계되어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방패로서 일본의 역할이 어떻게 확대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논의에서 머무르지 않고, 창으로서의 미국의 역할이 얼마나 신뢰성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점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동북아 지역에서 '창 역할'을 일본이 대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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