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쇼핑 및 동영상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상단에 노출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사진=김민준 기자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쇼핑 및 동영상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상단에 노출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다. 네이버쇼핑 거래액이 쿠팡,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등을 넘어선 상황에서 검색 조작 사실이 드러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네이버의 공정거래법 위반을 적발해 '쇼핑' 부문에 265억원, '동영상' 부문에 2억원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고 6일 밝혔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네이버가 쇼핑·동영상 분야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자사 상품·서비스는 결과 위쪽에 올리고 경쟁사는 아래쪽에 내린 행위에 각각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총 267억원 부과한다"고 말했다. 

검색 조작으로 경쟁사 밀어내다 덜미


네이버는 여러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검색·비교할 수 있는 쇼핑 검색 서비스인 '네이버쇼핑'을 운영하는 동시에 자사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쇼핑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면 G마켓·옥션·11번가·인터파크 등 경쟁 오픈마켓 상품이 함께 노출되는데 이때 스마트스토어 상품이 먼저 보이도록 알고리즘을 변경한 것이다. 

네이버를 이용하는 소비자와 경쟁 오픈마켓은 네이버에서 상품을 검색할 때 객관적 기준에 따라 노출 순위가 결정된다고 인지했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 결과 네이버는 2012년 오픈마켓 사업 시작 초기부터 검색 알고리즘을 바꿔온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쇼핑 검색 결과 페이지당 스마트스토어 상품을 일정 비율 이상 노출되도록 했다. 스마트스토어 상품에 적용되는 판매지수에 대해서만 추가로 가중치(1.5배)를 부여해 상품 노출 비중을 높였다. 반면 경쟁 오픈마켓 상품이 연달아 노출되면 해당사 상품 노출 순위를 낮추는 등 경쟁사에는 불리한 기준을 적용했다.

스마트 스토어 상품이 검색 결과를 도배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우려한 네이버는 자사 오픈마켓 상품 노출 개수를 8개로 제한하기도 했다.

이런 행위로 스마트스토어의 오픈마켓 사업자별 노출 점유율(네이버 검색 서비스 내)은 2015년 12.68%에서 2018년 26.2%로 확대됐다. 스마트스토어의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은 2015년 4.97%에서 2018년 21.08%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오픈마켓 1위 업체 점유율은 38.30%에서 28.67%로, 2위 업체는 27.03%에서 21.78%로 하락했다.

공정위는 "소비자는 검색 결과 상단에 있는 상품을 더 많이 클릭하므로 노출 비중 증가는 곧 해당 오픈마켓 상품 거래 증가로 이어진다"면서 "오픈마켓 시장에서 네이버 점유율이 급격히 상승한 이유"라고 했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했다고 봤다. 불공정 거래 행위 중 차별 취급 행위, 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에도 해당한다. 모두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네이버가 쇼핑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행위가 적발되면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결제액은 20조9249억원이며 쿠팡(17조771억원)과 이베이코리아(16조9772억원)가 뒤를 이었다. 

/표=김민준 기자


동영상 노출 기준, 경쟁사엔 안 알려


네이버는 동영상 검색 서비스도 비슷한 방법으로 조작했다. 네이버는 자사 검색서비스를 통해 네이버TV 등 자사 동영상과 판도라TV·아프리카TV 등 경쟁사 동영상을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검색 결과는 알고리즘에 따라 계산된 관련도 값이 높은 동영상부터 위에서 아래로 정렬되는 식이다.

네이버는 2017년 8월 동영상 검색 알고리즘을 전면 개편했는데 경쟁사에는 이런 사실을 경쟁사에 알리지 않았다. 동영상을 올릴 때 입력하는 '키워드'를 검색 결과 위쪽에 노출되는 핵심 요소로 설정하고도 경쟁사에 보낸 문서에는 키워드 항목을 '네이버TV 전용'이라고 적었다. 

자사 동영상 일부에 가점도 부과했다. 네이버는 네이버TV 동영상 일부를 특정 테마로 묶은 뒤 '테마관'이라는 코너를 통해 선보이며 가점을 매기는데 해당 가점은 네이버TV 동영상만 대상이며, 네이버TV가 아닌 경쟁사 동영상은 품질이 좋아도 받을 수 없다. 이런 행위 이후 일주일 만에 검색 결과 최상위에 노출된 네이버TV 동영상 수는 22% 증가했다.

송 국장은 "플랫폼 사업자가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변경해 경쟁사 사업활동을 방해하, 부당하게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를 제재한 최초 사례"라며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거래 분야에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