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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해 상해를 입고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이 유엔(UN)에 진정서를 제출한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7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2인을 대리해 유엔특별절차에 오늘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정인 2명은 모두 '응우옌티탄'이라는 이름의 동명이인이다. 퐁니·퐁넛마을에서 발생한 학살사건 피해자 응우옌티탄(A)은 당시 만 7세의 어린 나이에 총격을 받아 복부에 상해를 입었다. 가족들은 모두 한국군에 의해 몰살됐다고 주장했다.
하미마을 학살사건 피해자인 응우옌티탄(B)도 한국군이 던진 수류탄에 귀와 다리 등에 상해를 입었다. 어머니는 수류탄으로부터 응우옌티탄(B)을 감싸주다가 숨졌다.
이들은 지난 2015년부터 지속해서 피해사실을 증언하고 한국 정부의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해왔지만, 한국 정부가 최소한의 진상규명을 포함한 어떤 조치도 이행하지 않고 있어 유엔 진정까지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국회에서도 피해사실을 증언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전 학살 피해자 103명이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청와대에 냈다. 같은해 9월 국방부는 "사실 확인을 위해서는 베트남정부와 공동조사가 필요한데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놨다.
민변 국제연대위원회 소속 송진성 변호사는 "베트남전 학살은 전쟁범죄로, 몇몇 군인의 일탈행위가 아닌 한국군 군사작전의 일환이었다"며 "진상조사를 위해 당시 교전기록을 검토하고 작전에 참여한 부대원들의 진술을 청취하는 등 개별적·구체적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정인들은 유엔특별보고관 3명에게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 등에 의한 대규모 민간인 학살행위와 그 피해자들에 대한 적절한 피해보상의 부재가 국제인권법상 중대한 인권침해행위였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Δ베트남전 당시 민간인학살에 대한 적절한 조사를 시행하고 조사결과를 포함해 정부가 가진 정보를 공개할 것 Δ금전적·비금전적 보상 및 정부 사과 등 피해자들의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 Δ한국의 범죄와 책임에 대한 적절한 교육 및 인식제고 활동을 일반 대중과 군대를 대상으로 시행할 것 등을 요구했다.
특히 유엔 특별보고관들이 한국과 베트남을 공식 방문해 한국군 민간인 학살과 한국의 책임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시행해달라고 촉구했다. 임재성 변호사는 "이번 진정은 베트남전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위해 피해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첫 시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진정서 제출은 이날 중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별보고관은 진정서의 신뢰성을 심사한 뒤 정부에 질의하거나 답변을 요구할 수 있다. 사안에 따라서는 특별보고관들의 직접 조사도 가능하다.
최근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성전환을 이유로 변희수 전 하사를 전역 조치한 군의 행위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 4월 유엔에 진정을 넣었고, 유엔은 "국제인권법이 보장하는 성 정체성 차별 금지를 침해한 행동"이라고 회신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문제로 진정인들이 참여하지 못했지만, 대리인을 통해 진정과 관련한 의견을 보내왔다.
응우옌티탄(A)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유엔에 진정서를 보낸다"며 "그날의 진실이 밝혀져야만 퐁니·퐁넛의 원혼들이 두 눈을 감고 안식에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응우옌티탄(B)은 "한국 정부가 민간인 학살 사실을 인정하길 바라는 염원에는 변함이 없다"며 "한국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 부디 유엔이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현재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과 관련한 재판도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이다. 응우옌티탄(A)은 지난 4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다음주 첫 변론기일이 열린다. 민변은 민간인 학살 의혹을 조사한 국가정보원의 문서를 공개하라고 낸 행정소송 1심에서 사실상 승소했고, 다음주 2심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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