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이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2020.8.26/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직장인 최모씨(32)는 11월 중 건강검진을 받으려 회사 연계 병원에 예약을 진행하려다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이미 11월 예약은 꽉 찼고 12월도 가능한 날짜가 몇 남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업무가 몰리는 12월 중 건강검진을 받는데 눈치가 보였지만 A씨는 동료·선후배들에게 양해를 구해 겨우 반나절을 뺄 수 있었다.

코로나19 추이를 살피며 상반기를 넘긴 직장인들이 연말 의료기관에 몰리면서 '건강검진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비상시국을 감안해 복지부가 의무 건강검진 기한을 내년 1분기 또는 상반기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 1~5월 일반건강검진 수검자는 245만명으로 수검률 11.64%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검자 410만명, 수검률 19.38% 대비 59.75%에 불과한 수치다.

전 연령층에서 수검률이 떨어진 가운데 20대 이하(8.02%)와 30대(7.66%)는 10%를 밑돌았고 Δ40대(10.07%) Δ50대(12.59%) Δ60대(17.12%) Δ70대(18.16%) Δ80대 이상(10.96%) 등 지난해의 절반 수준의 수검률을 기록했다.


건강검진 수검률이 크게 떨어진데는 코로나19 유행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가 고령층에게 치명적이란 사실이 전해지면서 건강검진에 적극적인 50대 이상에서 수검률 하락이 특히 가팔랐다.

상반기 줄어든 건강검진 수검자는 하반기에 몰릴 수밖에 없는데, 광복절 대유행 등으로 3분기 수요가 4분기로 재차 밀리면서 연말에 건강검진 수검자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직장인들의 경우 현행법상 건강검진 의무화 조항에 따라 1년에 한번(사무직은 격년) 반드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를 어기면 회사와 노동자에게 Δ1회 5만원 Δ2회 10만원 Δ3회 15만원의 과태료가 각각 부과된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A씨(38)는 "회사에서 독촉 연락을 받고 병원에 건강검진 예약을 문의했는데 대장내시경은 이미 올해 예약이 모두 마감돼 내년 2월 중순에나 예약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위 내시경을 포함한 기본적 건강검진만 11월 하순에 예약했다"고 말했다.


연말 건강검진을 위해 의료기관에 사람들이 대거 몰리면 방역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때문에 코로나19 유행 상황임을 고려해 건강검진 기한을 늘려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는 직장인 의무 건강검진 기한을 이듬해 3월까지 연장한 바 있다.

미취학 두 자녀를 키우는 대기업 사무직 B씨(37)는 "가뜩이나 모임도 자제하고 순환 재택근무 등으로 대인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는데 연말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이 북적인다는 소식에 꺼림찍한 마음이 든다"며 "특수한 상황인 만큼 정부가 건강검진 기간을 좀 탄력 있게 운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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