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낙태죄를 유지하되 임신 초기인 14주까지는 임신중단(낙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7일 서울 마포구 한국여성민우회 사무실에 낙태죄 폐지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0.10.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정혜민 기자 = 정부가 임신 초기인 14주까지 인공임신중절(낙태)을 허용하는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자 상당 수 시민은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찬성 의견을 내놨다.

다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이유로 낙태죄 전면 폐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낙태 허용에 따른 생명 경시 현상 같은 부작용을 억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무총리실은 법무부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안전처 등 관계기관과 협의한 뒤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마련해 7일 발표했다. 개정안에는 현행 낙태죄를 유지하되 임신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임신 24주까지도 유전병과 성범죄에 의한 임신을 포함한 '사회적·경제적 사유'가 있으면 낙태를 허용하는 식으로 범위를 넓혔다.


임신 25주부터는 낙태 시 기존대로 처벌받는다. 미성년자도 불가피한 경우 보호자 동의없이 상담만 하고 낙태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A씨(41)는 "기독자 신자라 교리상 낙태를 반대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낙태의 허용 범위를 넓히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A씨는 "출생 직후 버려지는 신생아나 미혼모 가정에서 자라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낙태는 이런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경남 창원에 사는 김모씨(29)도 "아이가 태어난 직후 버려지는 것보다 낙태를 하는 게 현실적으로 더 나은 결정이 아닐까"라고 했다.


다만 임신 24주까지 낙태 허용 범위를 넓힌 것과 관련해 확답을 피했다.

생후 10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김씨는 "너무 아이가 크면 낙태를 못 시킬 것 같다"며 "태아가 자랐는데 낙태를 하는 건 살인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강북구에 사는 B씨(38)는 "주변 친구 가운데 어린 시절 낙태를 결정한 친구가 있다"며 "미성년자 시절 여자친구가 임신을 하게 됐는데 두 사람 모두 경제적인 활동이 불가능해 부모 동의 하에 낙태를 결정했다"고 했다.

'현실'을 이유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낙태 시술'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낙태죄완전폐지' '여성의몸은여성의것이다'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지고 했다. 낙태죄를 완전히 폐죄하라는 요구인 셈이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침해된다" "태아 생명권을 이유로 억지로 낳게 하는 건 아니다" "낙태죄를 앞세워 여성이 협박 받는 경우도 있다"는 비판적인 의견이 SNS에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청원이 등장했고,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도 '낙태죄 전면 폐지와 여성의 재생산권 보장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나타났다.

반면 강남구에 사는 최모씨(61)는 이번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씨는 "낙태를 일부 허용하는 개정안이 생명을 경시하는 현상으로 자리 잡을까 걱정된다”며 “태아도 엄연한 생명인 만큼 낙태를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무분별한 낙태를 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나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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