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일 평양에서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행사로 열병식을 주재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수천명의 군대를 통해 코로나19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은 이날 최신 첨단 무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북한 국영방송인 조선중앙TV는 김일성 광장을 야간에 행진하는 군인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김 위원장은 이들을 지켜보면서 미소를 짓고 옆의 장군들과 농담을 주고받았다.
◇ 관중·군인 아무도 마스크 쓰지 않은 열병식 : 통신은 관중석의 관객들이나 열병식 참가 군인들 중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는 북한의 이웃 중국에서 처음 발병한 이후 전 세계를 휩쓸었으며 3600만 명 이상이 감염되었지만, 김 위원장은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월 북한의 국경을 폐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확진자 '0'을 기록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주민들에게 감사하는 연설을 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초 미국과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미국의 침략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 역시 군중들에게 "자위적 방어와 전쟁 억지를 위해 우리 군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힘이 없으면 두 주먹을 쥐고 흐르는 눈물과 피를 닦아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육성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아울러 북한은 이날 자정에 대규모 열병식도 개최한 것이라고 밝혔다.(조선중앙 TV 갈무리)
◇ 대대적 무력 시위 없었으나 위협 능력은 과시 : 한국 통일부와 국방부는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등에서 북한이 이번 당 창건일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전략무기를 동원해 규모 있게 무력시위를 벌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번 열병식에서 SLBM과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무기가 공개되긴 했으나, 대대적인 무력 시위는 없었다.
이성윤 미국 터프츠대 한국학과 교수는 "이번 기념일은 북한이 더 큰 일을 하기 위해 정치적, 전략적으로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발전된 무기를 보여준 것은 "북한의 위협 능력에 있어 큰 진전이 있었음으로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열병식은 이전과 달리 러시아 등의 우방국의 언론도 초대되지 않은 것이 특징적이라고 AFP는 보았다.
◇ 러시아 등의 기자도 초청받지 못해 : 러시아 대사관에 따르면 평양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외국 기자들은 기념식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러시아 대사관은 외교관과 다른 국제 대표들이 행사장에 접근하거나 사진을 찍지 말라는 메시지를 북한 당국으로부터 받았다고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 김 위원장은 '새로운 전략무기'를 보여주겠다고 위협했지만, 분석가들은 북한이 다음 달 대선을 앞두고 미국과의 기회를 위태롭게 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해왔다.
레이첼 리 북한 전문가는 열병식에서 전략무기를 과시하는 것이 "전략무기의 시험 발사만큼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다"면서도 "김 위원장이 약속한 내용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수천 명이 참여한 가운데 치러진 열병식이 '극한의 예방책'이 없다면 '치명적인 초대형 코로나 확산 행사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빈곤한 북한의 의료체계가 붕괴되면 대규모 바이러스 발생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