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낙태죄를 유지하되 임신 초기인 14주까지는 임신중단(낙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7일 서울 마포구 한국여성민우회 사무실에 낙태죄 폐지 관련 현수막이 걸려있다.2020.10.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정부가 형법상 낙태죄를 유지하되 임신 초기인 14주까지 낙태(임신중단)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후폭풍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이 개정안을 두고 여성계에선 '낙태죄 자체를 없애야 한다', 종교계에서는 '14주도 너무 길다'고 주장하며 각각 반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 개정안을 "명백한 역사적 퇴행"이라고 평가한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장 먼저 발의에 나섰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당 간사이기도 한 권 의원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문제의 핵심은 임신중단 행위를 범죄로 볼 것인가, 안 볼것인가"라며 "이 문제에 대해 사회가 도덕적으로 뭐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 행위에 대해서 범죄라고 얘기해 형벌로 처벌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주수라는 것은 명확성이 없다. 14주 하루 전이면 괜찮고 하루 다음이면 안 되냐"며 "이렇게 명확성이 불분명한 것을 형법에 넣는다는 것은 굉장히 과도한 것"이라고도 밝혔다.

특히 그는 "범죄로 처벌하든 안 하든 낙태의 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는 거의 없다.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저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했어도 아이를 자기가 낳아서 키울 수 있겠다는 판단을 정말 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같은당 박주민 의원도 형법에서 낙태죄를 삭제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박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 모자보건법 개정안의 세부 내용과 관련해 각계의 의견을 최종적으로 수렴하고 있다"며 "동시에 앞으로 남은 국정감사와 법안심사 과정에서도 낙태죄를 삭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국회 밖에서도 개정안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영화감독 이길보라씨가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낙태했다' 해시태그를 달아 글을 올리면서 시작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나는낙태했다' 릴레이가 이날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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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설문조사 결과, 국민 절반 이상은 정부의 낙태법 개정안 추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업체 4개사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낙태법 개정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응답자의 56%가 낙태법 개정안에 찬성한다고 답한 것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1%p다. 응답률은 29.9%.)

'임신 기간과 상관없이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 '임신기간과 상관없이 낙태를 허용하면 안 된다'는 의견은 각각 21%, 19%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낙태죄를 둘러싼 양측 의견이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한 가운데 정부는 다음달 16일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국회에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제출하게 된다. 정부는 연내 법개정 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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