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학살 생존자 "충분히 입증"vs 정부 "사고를 학살로 오역"(종합)
손배소송 첫 재판…"생존자들·미군감찰보고서 등으로 입증돼"
정부 측 "입증 안돼" 원고 측 "정부 측 주장 이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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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게 민간인 학살 피해를 입은 마을의 생존자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첫 재판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무장한 군인이 비무장 민간인을 살상해서는 안된다는 확인을 구하고자 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1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조상민 판사심리로 진행된 베트남 퐁니마을에서 발생한 학살사건 피해자 응우옌티탄씨(60·여)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3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 1회 변론기일에서 응우옌티탄씨 측 대리인은 이같이 밝혔다.
응우옌티탄씨 측은 응우옌티탄씨와 그의 오빠, 당시 퐁니마을 주민, 미군의 감찰보고서, 남베트남 군인들이 작성한 보고서, 당시 참전했던 우리나라 군인들의 진술로 민간인 학살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 대리인은 "(민간인 학살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정부 측은 답변서에서 1965년 한국과 남베트남 사이 약정으로 피해자들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없어 소송은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주한민군 감찰보고서가 원고 측에 유리한 부분만 제출돼 퐁니마을 사고를 민간인 학살로 오역했을 가능성이 있고, 베트남군이 한국군으로 위장해 퐁니마을 사건을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응우옌티탄씨 측은 민간인 학살을 입증하기 위해 당시 참전 군인들을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응우옌티탄씨 측은 이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재판부에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내년 1월11일 오후 5시에 열기로 했다.
응우옌티탄씨 측 대리인 김남주 변호사는 재판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적대행위 없는 민간인을 가해한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는 (정부 측)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 4월 응우옌티탄씨를 대리해 서울중앙지법에 국가배상청구 소장을 제출했다.
응우옌티탄씨는 당시 "한국 정부가 (학살 사실을) 인정하는 것만이 피해자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며 "이번 소송을 통해 한국 정부가 학살의 진실을 인정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응우옌티탄씨와 민변베트남TF(태스크 포스)에 따르면 1968년 2월12일 한국군 청룡부대 제1대대 제1중대 소속 군인들은 베트남 꽝남성 퐁니 마을에 들어가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 74명을 학살했다.
당시 8세였던 응우옌티탄씨는 복부에 총격을 입는 부상을 당했고, 가족들 역시 죽거나 다쳤다. 응우옌티탄씨는 지난 2015년부터 한국에서 이 같은 피해사실을 알리고, 한국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해 왔다.
지난 2018년에는 국회 정론관에서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생존자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학살 상황을 증언했고, 지난해에는 피해자 103명이 모여 진상조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청와대에 냈다.
그러나 같은해 9월 국방부는 "사실 확인을 위해서는 베트남정부와 공동조사가 필요한데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놨다. 이에 이들은 최근 유엔(UN)에까지 진상규명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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