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설치된 오픈 워킹스루에서 외국인 입국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휩쓴 세계 각국의 관문. 홍콩을 대신해 아시아 최대 허브로 도약 중인 인천국제공항 상주기업이 심각한 적자 상태에 빠진 지 10개월째다. 그중 면세점은 전세계 공항 면세점 가운데 매출 1위로 기업당 수십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임대료를 낸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글로벌 인적·물적 교류의 중단으로 공항 이용객이 급감하자 면세점사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의 임대료 인하 정책으로 공항공사 매출이 감소, 정부가 받는 배당금이 줄고 추가 시설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인천공항 4단계 사업이 추진되는 상황에 면세업계 침체는 공사의 재정난까지 일으켰다.


내년 4월 4활주로 개점휴업?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3분기 인천공항 이용객은 65만명으로 전년 동기(1799만명) 대비 약 96% 감소했다. 개항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 인천공항은 현재 제4활주로 포장을 완료하고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6개월의 시험 운영을 거친 후 4월 본격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록다운 상태가 지속되면 4활주로는 개점휴업을 피할 수가 없게 된다.

길이 3750m 폭 60m의 4활주로가 신설되면 인천공항의 1시간당 항공기 운항 수는 90회에서 100회로 늘어나 세계 3위 수준의 여객 처리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4조84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은 4활주로를 포함해 ▲2터미널 확장 ▲제2교통센터 확장 ▲주차장 8700면 확장 등을 진행한다. 1·2터미널을 잇는 연결도로 3.85㎞도 포함됐다. 공사가 완료되는 2024년 여객수용능력 1억명이란 신기원을 달성하게 된다.

임대료 감소… 재정에 타격

인천공항 면세점은 대구 집단감염이 시작된 올 2월분부터 임대료를 납부하지 못했다. 정부는 지난 4월 공항 입점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임대료를 20% 감면한다고 밝혔다. 면세점 임대료를 받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부 출자기관 가운데 배당금 규모가 가장 큰 공기업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3755억원에 이어 올해도 3994억원을 정부에 배당했다. 2018년에도 가장 많은 4725억원의 배당금을 냈다. 2016~2019년 공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4조655억원이고 같은 기간 정부가 가져간 배당금은 1조5947억원(39.2%)에 달했다. 국가 재정에 크게 기여한 셈이다.

공사는 올해도 3994억원을 정부에 배당할 예정이다. 배당금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공사가 당기순이익을 낼 수 있었던 요인은 상업시설의 높은 임대료 때문.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래 정부는 공항의 흑자경영을 이유로 해마다 공사 이익의 10~30%대 배당금을 가져갔다. 국내 민간 대기업의 배당률은 2~7% 수준이다.
올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사상 첫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 적자는 단순히 공공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항에 입점한 면세점·식음료·편의점 업종에 종사하는 직원의 일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시설투자 위축돼 기업경기 침체


올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사상 첫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 적자는 단순히 공공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항에 입점한 면세점·식음료·편의점 업종에 종사하는 직원의 일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민간부문에 이어 공공부문 입점 업체의 임대료와 사용료 인하 등의 지원책도 내놓았지만 공기업 수익성 감소-정부 배당 감소-시설투자 위축-기업 침체라는 시나리오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배당이 감소하면 시설투자는 자연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시설투자가 중단되는 경우 공공서비스 품질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시적인 중단이라고 해도 코로나19 종식 후에 다시 정상화하는데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들 수 있다. 3단계 사업 때도 공사는 수조원의 공사채를 발행해 빚을 떠안았다.

사회간접자본(SOC)은 국고 지원이 필요한 공공인프라임에도 최근 몇 년 동안 정부 투자가 미흡해 문제가 돼 왔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높은 수익성에도 2018년 부채가 3조원을 넘었다. 공공기관 부채는 방만경영이 일부 원인이기도 하지만 이익을 부채감축에 사용하거나 재투자하지 않고 배당에만 집중한다는 지적도 있다.

공사를 포함한 전체 정부 배당금을 보면 ▲2016년 1조2213억원 ▲2017년 1조5562억원 ▲2018년 1조8060억원 ▲2019년 1조4382억원 ▲2020년 1조4040억원 등으로 최근 2년 동안 하락세를 보였다. 이 역시 선순환 투자구조를 만들지 못한 공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도 이익금의 사용순위에 대해 이익준비금·법정적립금에 이어 세번째로 배당을 정하고 있다. 배당금을 유보하고 재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수년째 지속됐지만 정부로선 세수 부족과 재정 건전성 악화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세외수입을 늘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체 배당금의 30%를 차지하는 인천국제공항 이익이 감소해 내년 배당금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