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가 집단면역은 비윤리적인 대책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집단면역을 시행하고 있는 스웨덴./사진=뉴스1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정부가 또 충돌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WHO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지 일주일 만에 WHO가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책을 정면 비판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다시 전개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가상 기자회견에서 "집단 면역은 바이러스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지,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공중보건 역사상 집단 면역을 팬데믹(대유행)이나 그 어떤 발병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사용한 적이 없다"며 "집단 면역은 백신 접종에 사용되는 개념이다. 백신 접종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특정 바이러스로부터 인구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홍역을 사례로 들며 인구의 95%가 홍역 예방접종을 받으면 나머지 인구 5%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자연적으로 집단 면역을 얻으려고 하는 것은 과학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위험한 바이러스를 자유롭게 퍼지도록 하는 것은 그야말로 비윤리적이다. 그건 선택사항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집단 면역 전략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미국 보수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8월 트럼프 대통령의 의학 고문으로 발탁된 스콧 애틀러스가 집단 면역의 필요성을 주창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에 대해 집단 면역 전략을 시행한 스웨덴에서는 올 상반기에만 사망자가 5만명이 넘게 나오면서 150년 전 대기근 이후 최다 사망자를 기록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5일(현지시간) 열린 WHO 이사회에서 WHO를 겨냥해 코로나19에 대한 정확하고 완전하고 시의적절한 정보 제공 실패를 용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독일, 프랑스, 칠레 등 일부 회원국들이 제안한 WHO 개혁 실행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미국은 바이러스 사태 와중에 중국 편향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며 WHO를 여러 차례 비난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WHO 탈퇴를 공식 통보했으며, 이는 내년 7월 6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미국은 이와 함께 WHO가 주도하는 백신 개발에도 불참을 선언했다.